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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농부일기

1071회 8월 둘째 주 판대리

멀리 가는 향기 2021. 8. 21. 12:08

                                    아름이가 짬내서 내려 온다기에 이 목사 차로  마중 나가고 ,

                               통신에 올린 콩국수가 먹고 싶다 해서 

                               동생이 엄니 모시고 식당으로 와서 합류 했다.

 

                                           점심 먹고 <뮤지엄 산>으로 왔다.

                                   출퇴근길에 지나는  뮤지엄산을 관람  못 했다는 이 목사도 동행

                                   우리 모녀 운전 가이드에  사진 담당도 했다.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마크 디 수베르의 거대한 철제 작품은 

홉킨스의 시 '황조롱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되었다고.

 

홉킨스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카톨릭 사제 서품을 받은 시인.

시의 특이성, 난해함,  은유와 기법들은  현대시의 선구자로 후대의 시인들에 계승되었다.

 

황조롱이

 

우리 주 그리스도께

 

오늘 아침 태양 왕국의 황태자, 얼룩진 새벽에 이끌려 날아온 황조롱이를 보았다.

고요한 하늘을 날고 있는 날개 아래 흐르듯 펼쳐진 하늘, 

저기 드높이 날아 올라. 날개짖하는 저 황홀한 모습 이라니! 

높이 저 높이 휘돌아, 스케이트처럼 부드럽게 반원을 그리며 세차게 당겨진 활시위 마냥

세찬 바람을 가르며 미끄러진다. 

저 창조물의 완벽한 기술을 지켜보는 내 가슴은,한 마리 새가 되고싶은 감동으로 떨린다.

 

야생의 아름다움과 힘 그리고 몸짓, , 위풍과 긍지. 영광이 날개 짓 안에있다!  

그대에게서 터져나오는 불꽃은 억만 갑절 더 아름답고 더 무섭구나, 오 나의 기사여!

놀라 울 일도 아니다 . 열심히 몸바쳐 일하면 밭고랑 아래 쟁기가 빛나 듯, 

푸르스름히 타다남은 재, , 그대여,

하강하며, 불꽃 튀 듯  붉은빛 황금으로 베인다.

 

홉킨스는 악성 장티푸스에 복막염이 겹쳐 4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임종 때 그는 “나는 매우 행복합니다, 나는 매우 행복합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사랑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1989년 예수회가 보관하고 있던 홉킨스의 일부 일기와 편지가 공개되자

홉킨스의 동성애는 기정사실화되고, 시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확산되었다고 한다. 

지식인 사이의 동성애는 빅토리아 시대에 옥스퍼드를 중심으로 갑작스럽게 퍼진 사회현상이었다고. 

 영국에서 동성애는 극형에 처해지는 범죄행위였다.  하지만 사회적 금기와 무관하게 지식인 사회에 동성애가 널리 퍼지는 결과를 퍼블릭 스쿨과 대학의 튜터 제도가 낳았다고 한다.

 

       

                                            야외조각 공원의  여름엔 물기둥이 되는 작품.

                                           이날도 햇살이 데일듯 불볕이라 물장난을...

웰컴 센터를 지나  뮤지엄으로 가는  자작나무 길.

나는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아쉽다.

보도블럭 까는 대신 흙 경화제로 마감 했으면  더 운치 있었을 텐데.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본관 건물은 물 위에 떠 있는 듯 하다.

물의 정원의 붉은색 철제 파이프 조각으로  만든 '아치웨이'는  강렬한 인상으로  압도한다.

자갈 위에 찰방찰방 빛나는 물에 발을 담그고픈 .

스톤가든의 '부정형의 선' 베르나르 부네 작품.

도상봉, 오지호, 박수근, 이중섭, 이쾌대를 비롯 근현대 작가의 작품 감상.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의 작품의 극사실에 집중하는 아름이

Fairy Tale 이란 작품 앞에서 알쏭달쏭?

1930년대 초창기 작품과 말년의 작품 세계가 달라진 극명한 차이를 보다.

                                    다음날  메리골드 농장에서 꽃을 땄다.

                                 이렇게나 많은 아프리칸 메리골드를 정성껏 키운 

                                   농장주 김정숙은 띠 동갑.

                                  70-90 시니어들만 사는 판대리에서 유일한 말동무.

                                  정숙씨가  이 목사랑 내가 닮았다며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었었다.

                                 기업도시 롯데캐슬에 강연을 갔었는데 고종훈 회장,  감사 이영상 목사가 동갑이었다.

                                 그 인연으로 이 목사가 게르 지을 때 일손을 거들었고 ,

                                 공교롭게 이 목사가 판대리에서 노인들 열체크 하는 일을 하면서 자주 들락 거리게  되었다.

                                 붙임성 좋은 이 목사 덕분에  김교수, 소장님 등 말동무도 사귀게 되었다. 

 

 

7월 31일 저녁, 집에 오는 길에 농장에 들러 엄니랑 꽃을 땄다.

모기에 물려가며 부지런히 땄다.

예쁜 꽃을 아까워 어떻게 따냐고 하는데 걱정할 일이 아니다.

꽃을 따면 더 많은 꽃봉오리가 생긴다.

다음날 소나기가 내렸다.

                                       물에 씼어 건진 꽃을 말리느라 동분서주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전기 팬과 건조기를 돌리느라 바빴다.

                                  송이가 큰 꽃들은 실에 꿰어 주렴처럼 매달았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꽃차를 말리는 일은 못할 짖이다.

                                  나이들어 점점 노화 되는 눈 건강을 위해 고생을 감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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