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1074회 밤 줍는 재미

멀리 가는 향기 2021. 9. 12. 08:39

 

                                                   가을장마가 끝나고

 

                                                  풀포기 사이로  버섯이 자랐다

 

                                         하늘빛이 짙어지고 점점 높아지더니

 

                                                      아람이 벌기 시작했다.

 

                                           엄니가 일년 내 고대하던 밤줍기 철이 왔다.

 

엄니는 배낭 메고 비닐백 들고 벌꾼 모자 쓰고 행장을 차린 다음,  두유 하나 마시고 

 

산으로 올라 가셨다.

 

밤줍기는 엄니의 재미난  놀이.

9월 1일 부터  산비탈 오르내리며 줍기 시작 하더니 10일 만에 탈진.

고집쟁이 엄니가 내 말 안 듣고, 무거운 밤 주머니 들고 산비탈을 오르내리셨으니 당연한 일.

 

병원에서 고단위 영양제  맞고 오셔서  누워계시라 해도  답답하다고 동네 한 바퀴 도셨다.

엄니 건강은 타고 나셨다.

 

다음 날 아침, 엄니는  산에 못 올라 오시게 하고  밤 송이 껍질을 양동이에 줘워담았다.

풀숲에 밤껍질이 많으면 풀 뽑다 밤가시에 찔리기도 해서  청소를 하는 것이다.

 

십여 차레  밤껍질을 주워내렸다.

게비온 오른쪽 통로 수로에서 뱀이 세번째 발견 된 터라 ,

거기 지날 때 마다 무서워서  근접을 못 하게 밤껍질을 쌓아 두기로 했다. 겨울에 불 쏘시게로 쓰면 되고 .

 

11일 토요일 점심 때 아이들이 도착했다.

 

개돌이는 아이들을 짖지 않고 반겨서 사랑을 받았다.  간식 선물도 받고 한우 고기 맛도 보았다.

 

점심 메뉴를 밀푀유 나배로 정하고 며느리에게 식재료를 준비 해오라 일렀다.

아침도 못 먹고 출발한 아이들이  서둘러 야채를 씻고  요리를 만들었다.

 

시장이 반찬이라 맛있게 먹었다.  샤브샤브용 한우를 넉넉히 사와서 저녁까지 해결.

 

가을 불볕 더위에 승환이가 등목을 했다. 아름이가 오빠 브레지어 사줘야겠다는 말에 웃음보가 터졌다.

 

                                                   밤가시 무서워 벌벌 떨며 밤줍기  체험.

 

겁쟁이 애완견 마루가 며느리를 보고 돌계단을 달려 올라 왔다.

 

아이들이 떠나고 손톱달을 보며 조금 걸었다.

판대리 풍경은 수묵화  같다.

 

집으로 가는 길에 간현 관광지에서 강변가요제를 하고 있었다.

1970년대 대학생들의 여름 축제로 시작해, 싱인 등용문이 되었던 강변가요제의  역대 수성자들이 출연.

 

노랫 소리에 이끌러 동생 하고  공연 장으로 가다  유알 컬쳐 이형호 소장을 만났다. 

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구조로 소리를 증폭 시킨  소리 건축 특허 공법으로 야외 공연 장을 만들었다. 

(적은 돈으로 8년 동안  건축을 하느라 맘 고생이 심했던  그의 건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가  잘 돼가느냐고 물었다.  그저 웃지요. 이심 전심, 말해 무엇하랴.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76회 브레이크 타임  (0) 2021.09.29
1075회 레진 테이블  (0) 2021.09.18
1073회 페인팅  (0) 2021.09.05
1046회 연하리 가을 선생댁  (0) 2021.02.28
1042회 나도 연예인  (0) 202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