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판대리서 김치 담다 오한이 나고 아팠다.
서울 간 동생에게 연락하니 영신 아빠에게 전화 해보라 했다.
정선에 있다는 말에 아프다는 말도 못했다.
동생과 통화 한 영신 아빠가 후배를 보내줘서 월송리 집으로 왔다.
집에서 김치 버무리고 엄니 반찬용 게 18마리를 손질하고 뻗었다.
열이 나려고 온 몸이 베베 꼬이며 떨렸다.
동생이 뜨거운 타월로 땀을 닦고 주물러 주었다.
영신 엄마가 능이버섯죽을 쒀 왔는데 다 게워 내고
포도도 환자식도 안 받아 물로 이틀을 보냈다.
추석 다음 날 , 주치의가 있는 병원에 입원 했다.
아름이가 핏기가 하나 없다며 (빈혈 때문에) 사진으로 비교 해줬다.
삼 일 째 빈 속이라 아보카도를 사다 달랬는데 입이 써서 안 넘어갔다.
병원장 사모가 만들어 준 '과카몰리'는 라임과 후추가 들어가서 위가 아팠다.
병원에서 배달 시킨 죽을 먹다가 사흘째 되는 날 아침,
내 발로 걸어나가 콩나물 국밥을 사 먹었다.
밥십으로 근처 공원으로 갔다.
힘이 부처 벤치에 누웠다.
" 봐요. 나 아파. "
내가 아프면 몇 배로 갚아주겠다더니 의리 없이 먼저 떠난 사람에게 하소연.
수박이 먹고싶어 동생더러 사달랬더니, 엄니가 "애기 서냐? 하셨다.
수박 먹고 눈이 번쩍. 먹고픈 게 생겼다.
만두 먹고 기운차려서 닭백숙 집을 찾다 포기.
입원 6일 째,
영신 아빠랑 먹던 감자 옹심이 생각이 나서 박경리 문학 공원까지 왔다.
나는 계획표 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완성하는 스타일인데,
건축 일은 어찌 그리 변수가 많은지 .
아래 맹지를 구입하는 일도 진전이 없고, 건축자재비는 다락 같이 올랐다.
7월에 시작 한다던 건축이 자꾸 미뤄지다 겨울을 넘기게 생겼다.
참고서 회사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은 상대방에서 상고를 해서 3심 대법원까지.
EBS 상대 소송은 다른 작가들은 판결금을 받았는데,
주소 불명으로 제외된 3인만 변론기일도 안 잡힌 상황.
이래라 저래라 신경쓰이게 한다.
순리대로 풀리겠지................... 여름 내내 죽어라고 일만 했다.
힘든 줄도 몰랐다. 오히려 성취감으로 마음은 즐거웠다.
그런데 몸이 감당 못하고 '브레이크 타임'을 외친 것이다
퇴원하던 날 아침 방송에서 정신과 의사가 소개한 책.
가장 중요한 일들을 선별적으로,
주도적인 선택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힘.
중요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생각의 공간을 마련하라: 여유로움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선물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찾아보라
노는 것도 중요하다: 내면의 지혜를 일깨워라
장애물을 없앰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조금씩 전진하라. 작은 승취들이 만들어내는 힘
집중하라.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해 놓지 않는 다면 다른 사람이 내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할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조언대로 건강부터 돌보기로 했다.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잘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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