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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연

1223회 24년 마중물 동시집 출판기념회

멀리 가는 향기 2024. 6. 15. 21:28

 

26일 서초 서리풀 아트홀, 박봉숙 이종완 원장의 인사말로 

마중물 아이들의 동시집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서리풀 아트홀을 메운 어린 시인들과 학부모들이 지켜보았다.

 

동시집 축사를 하기 전에 , 마중물과의  인연을 이야기 했다.

2010년 1월 마중물  <작가와의 만남>을 계기로  캄보디아  스터디 투어 봉사 활동에 합류하고,

당시 활동비 200만원이 남아서 아이들과 의논, 장학금을 주기로 했었다.

떡장사 어머니와  어린 동생에 대한 책임감을 떠안은 고등학생 캄호잇이 장학생이 되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유품 고물 자전거를 타고 주말 대학에 다니던 캄호잇이  장학생이 되더니

마침내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나는 형을 지켜보는 동생의 시선으로 그림책 "캄소콩"을 출간했다.

 

내가 박봉숙 원장을 아끼는 이유는  그가 마중물 같은 선생님이 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가르치는대로 크는 게 아니라  보는 대로 큰다'라는 말처럼

논술 학원 수업 중에 병아리를 부화 시키고 ,지렁이를 키우는가 하면,

<꿈꾸는 인형의 집> 독후활동으로 우리 집으로 아이들을 몰고 왔다.

<음악가들의 초대> 저자인 김호철 교수의 해설을 곁들인 음악회에 데려가고,

치과 의사인 학부모의 병원에, 학부모가 강의 하는 대학 강의실에 데려갔다. 

아이들에게  경험을 만들어 주려는 그녀의 노력은 여러 방법으로 실현 되었다.

이날 참석한 이이들은 즉석에서 배역을 맡고

내가 읽어주는 <사링나무>를 연기했다.

 

독서지도가 된 아이들이라 재치 있게 역할극을 했다.

객석에서 웃음보가 터졌고 대치동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환호 했다.

아이들이 동시를 낭송하고 자신의 경험을 시로  쓰게 된 이야기를 했다. 

성큼 자란 마음의 키도 시로 풀어냈다.

평소 갈고 닦은 악기를 연주하고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면서  실력이 느는 것

즐겨부르는 노래도 불렀다.

관중들도 숨죽여 지켜 보다 아낌없는 박수로 응원했다.

화가 할아버지는 손녀의 동시 속에 등장한 것을 감개무량 기뻐하고 

일에 치여 아이들과 시간을 못 보낸 아빠들은 아이들이 성큼 자란 것을 확인했다. 

동시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교실 밖에서 관찰도 하고 경험을 하면서  글감을 찾았다.

 

 

-나의 시는 나의 느낌이다.  나는 내식대로 썼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게 시다. 나는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시를 썼다.

-이 시가 나다 .

이날의  벅찬 성취감은  한 발 한 발  내딛는  당당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느라 애쓴 선생님들과 회식을 하고 

박원장 집에서 밤이 이슥토록  뒷풀이를 했다.

캄보디아 봉사활동 이후 15년 만에 현숙, 봉숙 자매와 하룻밤 만리 장성을 쌓았다.

 

숙자매의 딸들은 엄마들처럼 논술 강사가 되었는데 ,

캄보디아 스터디 투어에 함께 갔던  열살 소녀가 어느새 25살.     

야무지게 학원 일을 돕는 걸 보면서 시간은 참 많은 일을 한다는 생각. 

동시집에 자기가 좋아하는 동시가 빠졌다며 "이건 소송감"이라 했다는 아이 아버지는 검사.

이날 OO식당 강사장이 손녀 딸 동시 숙제를 어떻게 도와 주냐고 톡이 왔다.

톡을 주고 받던 중에

" 엄마처럼 공부 안하고 평범하게 식당 하면서 산대요. 손자는 하루 매출을 꼭 보고요."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을 실감했다. 

 

다음 날 아침 아파트 뒷산  대모산 산책 후 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