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이 선생의 향기통신

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

 

 

동화작가 김향이 선생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인형이다. 우리나라 동화작가 중에서 김향이 선생만큼 인형에 관해서 많이 알고, 많이 만들고, 많이 소장한 사람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김향이 선생은 바느질을 잘한다. 김향이 선생은 꽃을 잘 가꾼다. 김향이 선생은 음식을 예쁘게 잘 만든다. 김향이 선생은 옷을 손수 지어 입는다. 김향이 선생은 세계여행을 많이 했다. 김향이 선생은 지금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살면서 무엇인가를 꿈꾸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소문이 아니고 사실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향기통신’ 때문이다. 향기통신은 김향이 선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살펴 읽지 못하는 사람에게 따로 보내는 e메일 통신이다. 김향이 선생은 2005년 <삶은 스토리다>라는 블로그를 개설해 사소한 일상과 근황을 알렸는데, 지금은 ‘멀리 가는 향기’로 바뀌었다. ‘향기통신’은 부정기적으로 보내는 통신이지만  김향이 선생의 일상과 근황을 아는 데는 이만한 자료가 없다. 지난해 12월 28일에 올린 글이 자그마치 1249회다. 김향이 선생은 1952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1986년 마로니에 백일장 입선으로 동화와 인연을 맺고, 1987년 샘터사가 주최한 ‘엄마가 쓴 동화’에 당선되고, 1991년 장편동화 『베틀노래 흐르는 방』으로 계몽아동문학상을 받고, 1993년 『달님은 알지요』로 삼성문학상을 받았다. 2003년 『달님은 알지요』가 인기 방송프로그램 MBC 느낌표의 선정 도서가 되어 국민 동화작가가 되었다. 세종아동문학상을 받은 『쌀뱅이를 아시나요』,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은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을 비롯해서 『내 이름은 나답게』,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 『사랑나무』 등 80여 권의 작품집이 있으며, 『달님은 알지요』, 『쌀뱅이를 아시나요』, 『내 이름은 나답게』 등 12권이 프랑스, 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어로 번역되었다. 「비둘기 구구」, 「마음이 담긴 도자기」, 「무녀리네 엄마 개순이」,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 「오시오 자시오 가시오」가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살림 잘 살고, 바느질 솜씨 좋은 김향이 선생’은 동화 이전부터 있었던 김향이 선생이다. 1981년부터 1986년 사이 창의력개발전시회, 수공예공모전, 새생활솜씨전, 여성솜씨전에서 두루 상을 받았고, 1978년부터 <맛자랑 멋자랑>, <이것이 인생> 등 국내 지상파 방송에 15여 회나 출연해 인정받은 사실이다. 김향이 선생이 1995년 중국 연변과 백두산 여행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캐나다, 미국 등 세계 40여 개 나라 여행의 키워드는 인형에 관계되는 콜렉션과 문학과 정원여행이다. 여기에서 보고 모은 것이 지정면 판대리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준비되고 있는 공사는 ‘김향이 문학관’으로 변신할 ‘김향이 인형의 집’과 카페 ‘휘겔리’, 그리고 멋진 이름이 붙여질 공방이다. 인형의 집에는 김향이 선생이 이제껏 만들고 수집한 동화 속 감동 장면을 연출한 50여 점의 인형 작품(전국 10개 도시에서 전시)과 유명인사, 어머니와 아기, 세계의 민속춤과 민속인형, 엔틱인형, 돌하우스 등 테마별로 수집한 인형 1,300여 점이 전시되고,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어 ‘휘게’는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느끼는 행복한 감성을 표현하기에 카페 휘겔리는 내면적인 정서와 소박하고 여유로운 생활방식을 지향하는 카페가 될 것이다. 공방에서는 ‘아빠와 함께하는 장난감 만들기’, ‘자연 속 신나는 놀이’들이 진행되고 김향이 선생은 ‘독서교육과 책읽기 체험학습’, ‘학부모 대상 리사이클 바느질 수업’을 하면서 ‘타샤의 정원’을 가꾼 영국의 동화작가 타샤 튜더처럼 지역민들과 함께 문화예술로 소통하며 아름답고 평화로운 여생을 즐길 것이다. 지금 향기통신 구독자는 약 300여 명, 김향이 선생의 온갖 재능과 일상이 펼쳐지는 행간 속 주요 등장인물은 어머니 박순임(92) 님과   일 잘하는 청년 같은 동생 김준(71) 님, 그리고 지정면 노인회 회장에서 지정면 활성화 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은 민응규(88) 님이다.  그리고 간간이 향기통신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살아온 세월을 인터뷰하여 쓴 <살다보니 이런 날도>가 백미로 실려있다. 김향이 선생의 동동숲 나무는 큰길 쪽 수국원 입구에 있는 소나무다. 그 소나무 곁에는 선생이 판대리에서 보내온 국화도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