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통령 9명의 백악관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은 2024년 102세 현역으로 생을 마감했다.
명품과 빈티지 플리마켓 의상과 액세서리로 믹스 매치하고, 과감한 컬러로 자기 표현에 한계가 없던 그녀가,
CNN 인터뷰에서. "여행(인생)은 딱 한 번 뿐이예요!" 라고 했다.

그녀의 영향으로 할머니들이 펀! 패셔니스타들이 되었다.

평생을 덕치댁으로 사시는 엄니를 변장시키기로 했다.
화장품 냄새도 싫다고 찡그리는 엄니 꽃단장하고

엄니가 큰 맘 먹고 지어 입은 모시 적삼을 입혔다.

내 옷으로 갈아입히고

내 모자 씌우고 멋부림을 했다.

어색해하던 엄니가 이쁜짓도 하고

스스로 포즈를 취했다.
그날 밤 노트북 화면으로 사진을 보던 엄니가 "나도 이쁘네 "하셨고,
막내 이모가 "누구냐고" 물었다는 말에 재미있어 하셨다.
자정이 되도록 옛날 사진 보며 "융이 아빠, 이것 봐라. 나도 이뻤지?" 즐거워하셨다.

다음날, 화려한 의상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드리려고
"엄마 이리 와 봐"
"왜?"
"화장하고 사진 찍게."
"머드게."
이유 부터 따저 묻고 득이 된다 싶어야 움직이는 엄니.
귀찮게 화장은 왜 하냐, 누가 단추 목걸이를 하냐? 남들이 숭 본다. 잡아떼버리겠다 하고,
남보기 숭하게 뻘건 옷을 왜 입으라하냐 해서 .........
동생이 커피 들고 와서 비위를 맞췄다.

꽃다발로 꼬시고

믹스커피로 꼬시고

단 한 번도 '그러마하고' 순순히 따라 준적 없는 고집쟁이 엄니.
머리카락도 성질 닮아 말을 안 듣는다고 퉁박을 주었다.

전날 찍은 사진 보고 좋아라 한 것도 잊고 애 먹이던 양반이,

아이리스꽃밭에 주저 앉아서는 요리조리 포즈 취하고 일어나지 않으셨다 .

미시즈 코리아 같다니까

신이 난 엄니는

동생이 그만 찍고 일어나라는 말에 끙차 용을 쓰며 일어나셨다.

미운 일곱살 청개구리가 된 엄니는 하나에서 열까지 내 손을 탄다.

"너도 늙어 봐라."
내 몸 관리에 게으름 피울 수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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