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대학 졸업 무렵 교수님 추천으로 이명박 대선 캠프 사진 담당을 했었다.
2007년 당시 아들 미니 홈피에 올린 사진을 복사 해뒀는데 우연히 발견 했다.
부모는 자식의 의중을 몰라 걱정이 많은데, 아들이 홈피에 올린 글을 보고 걱정을 내려 놓았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기를.

대권주자는 하루에 수 천장의 사진을 찍힌다.
이 좁은 딸기밭에도 수십 명의 기자들이 북적였다.
좁은 곳에 수 많은 기자들이 들끓다 보니 자연 취재 열기가 뜨거웠고
자리 싸움을 위해 서슴치 않고 딸기를 밟고 지나가는 놈들이 있었다.
아무리 취재가 중요하다지만 이깟 사진이 농부들의 일년 농사에 비할바냐.
외계인이 나왔거나 대통령 후보가 암살당하거나 하는 중요한 사진도 아닌데 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딸기밭을 밟고 서있는 유능한 기자가 되기 보단
최소한의 양심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학 1~2학년 시절 '왜 난 사진을 못 찍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오래가진 않았지만 도서관의 작품집을 몇 권씩 독파하곤 했었다.
작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어린아이가 인형들 앞에 서서
지휘를 하는 사진을 로우앵글과 광각으로 찍은 사진이 문득 떠올랐다.
그 사진의 간지 FEEL로 찍고자 했으나 내 간지는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촬영을 나가면 최소한 한 장은 건질 수 있는 그런 실력의
사진가가 되고 싶다.
사진이 좋은 것은 아무리 찍기 싫은 것이라도
카메라를 든 순간부터는 오로지 찍어야 한다는 생각뿐이기 때문이다.
내 못난 인생에서 사진을 시작한 거 정말 잘 한 일이다.

모든 걸 염두에 두고 연단 밑에서 잠복했다.
결국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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