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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신사동 가로수길 탐색

멀리 가는 향기 2010. 3. 13. 23:50

 요즘 어머니께서  허리병이 도져 기운을 못 차리신다.

어머니 기분이라도 전환 시켜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건만.

지난주일엔 밤 12시에 아바타 4D 영화를  보여드렸다. 자정넘은 시각에 영화 보긴 생전 처음이라며 따라나서셨다. 남동생은 우리 모녀 모시느라  두번 관람했고.

 

어제 어머니 모시고 워커힐 쇼를 관람했다. (1960년대 부터 '동양최대규모의 쇼'라는 명성을 얻어오던 쑈를 처음 보았다.)

정 아무개가 열정적인 강의를 해줘서 고맙다고 밥을 산다기에 마다했더니 엄니 모시고 가라며 공연티켓을 준것이다. 나는 지인들 덕분에  엄니께 이리 효도를 한다.

 

 '김향이 선생님을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카드와 함께 떡을 보내준 한 아무개.

 엄니 당뇨에 좋다며 농사지은  돼지 감자를 보내준 박 아무개,

엄니 모시고 맛있는 식사하라며 돈을 부쳐준 백 아무개,

엄니 모시고 국악공연을 보게 해준 임 아무개,

엄니가 동화책에 빠졌다고 책 도장을 파서 보내준 최 아무개,

엄니 좋아하는 산마물을 부쳐준 최아무개........

 

 

 

 오늘 엄니 모시고 신사동에 있는 통증 크리닉에 갔었다.

시술 받으실동안 2시간 가량 기다리려니 좀이 쑤셔서 신사동 가로수길 탐색에 나섰다.

쇼윈도마다 봄이 찾아왔다.

 

아가씨들이 노랑 풍선을 들고 다니기에 뭔일인가 따라가 봤더니 <정지훈 사진전>이란다.

가수 비가 사진전을? 호기심이 발동해서 전시장으로 납셨다.

 

 

 

비가 자기 팬들을 찍은 사진이라는데. 그냥 스넵이다.

나는  연예인을 죽자사자 쫒아다니는  심리를 이해 못하겠다.

내가 아름다운 그림이나 건축물이나 공예품을 탐닉하듯 그럴테지 짐작할 뿐이다.

 

 

 

길거리 가게들을 기웃거리다보니 빈티지 상점이 세 군데나 되었다.

아름이네 집에 갔을 때 필모아 거리에서 이런 가게들을 찾아냈었지.

 

 

이 집은 샌프란에 있던 가게 흉내를 냈다. 칼라별 시대 별로 구분해 놓은 센스도 있었다.

 

 나는 이런 가게 구경이 재미있다. 영화 <위대한 게츠비 >의 미아 페로우가 입었던 의상과 악세사리 비스므리한 것도 눈에 띄여서 흥미로웠다.  

 

제대로 구색 갖춘 클레식 가구점도 들어가 보았는데  샹들리에며 피겨린 촛대며 아기자기한 도일리 소품까지 명품 일색이라 눈이 호강을 했다.  피겨린 램프 가격을 물으니 1800만원이란다. 접시 하나에 60만원. 허걱.

 

여성지 에디터들이 가로수길을 들먹거리기에 큰 기대를 했는데  삼청동길보다 감흥이 덜하다.

 

시술이 끝난 엄니 모시고 오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다음달부터는 제발 스포츠센터 등록하자고.

빌빌거리던 내가 운동 덕에 병원출입 안 하는것 보시고도 마다하시냐며.

나는 엄니 기운이 떨어지면  겁난다. 오래오래  울타리가 되어주실것을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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