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단지 생태공원에서 창릉천 가는 길에 양귀비가 만개 했다.
일요일 아침 걷기 운동코스로 탁월한 선택이다.
꽃을 보면 절로 행복해진다.
실개울에 홀로 핀 아이리스 보라빛이 눈길을 사로잡고
쉬엄쉬엄 사진을 찍으며 걸었는데 어느새 못자리골까지 왔다.
돌아서던 발걸음이 이말산으로 향했다.
진달래 화전 부치려고 진달래 꽃 따러 올라 온 뒤로 오랫만이다.
군사보호구역이었던 터라 참호들이 눈에 뜨인다
곳곳에 설치된 방공호와 참호들이 요즘도 이용되는지 모르지만 , 볼썽 사납다.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 , 칼 기 폭파 사건, 아웅산 테러 . ....
우리는 언제쯤 북침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평화공존의 시대를 맞이 할 수있을까?
이말산엔 조선시대 내시와 궁녀들의 무덤이 많다.
2지구 건설 현장에서 수백기의 무덤이 발견 되었다 한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살다간 원혼들의 묘택이 모여있는 곳이다.
길을 잘못들어 구파발 역 방향으로 내려오는데 중무장한 등산객 일행과 마주쳤다
한시간반 트레킹 코스인데 쌍지팽이 짚고오르는 건 좀 그렇다 ^^
숲을 걷다보면 눈이 호사를 한다. 풀숲에 숨은 뱀딸기.
하늘을 우러르면 이리 어여쁜 초록을 본다
세 잎 크로버의 꽃발은 "행복'
네잎 크로버의 꽃말은 '행운'
우리는 어쩌다가 우연히, 아주 가끔 눈에 띄는 행운을 찾기위해
수많은 행복들을 짓밟고 있는 건 아닌지.
.
풀잎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구파발 역 앞에서 망개떡 장사를 만났다.
망개떡은 찹쌀반죽에 단팥소를 넣고 청미래덩굴 잎사귀로 감싸서 찐 떡이다 .청미래 잎사귀에선 사과향이 나고 떡이 부패하는 것을 방지한다..
버스 정류장 앞에 등산객들이 줄을 서고 담배꽁초들이 즐비하다.
꽃밭에 버려진 양심 .
저리 아름다운 꽃들에게 맥주캔을 던지고 싶었을까?
술 담배즐기는 사람들에게 몰래 버린 양심세를 물려야 한다.
내일은 제주로 날아가서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우리 오마니 아버지 환갑때 다녀오시고 27년 만이다. 몇 년전에 제주도 강연 가는길에 어머니 모시고 가려고 비행기표 예매를 마치자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응급실에 게시다는 .
그때 우리 오마니 "내 팔자에 무슨 여행이냐"하셨는데.
오늘 제주도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뜨지 못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제발 내일은 비행기 결항 사고는 없어야할텐데....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마마집 (0) | 2010.10.13 |
---|---|
경주1 (0) | 2010.10.13 |
신사동 가로수길 탐색 (0) | 2010.03.13 |
[스크랩] 19년만의 해후 (0) | 2008.07.13 |
[스크랩] 키친 (0) | 2008.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