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만물상 윤씨 아저씨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좋아하는 인형 있는데 내려오실랍니까."
후다닥 달려내려갔다.
윤씨 아저씨가 인형작가 이승은씨의 초기 작품 세 점과 지수 수저집을 내놓으며
딸자랑을 했다.
"선생님 우리 딸내미기 글을 써서 교지에 실리고 상도 탓다네요."
"아버지 닮아 글재주 타고났나 보네요."
"에이 어디요."
쑥스럽게 웃는 아저씨 얼굴에 우리 아부지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만물상 윤씨 아저씨는 의사 할아버지의 엄격한 교육이 답담해서
어린 나이에 가출을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세상풍파를 맞은셈인데 그것이 오히려 고맙게 여겨진단다.
"여기 있는 물건 씨네21에서 가져다가 영화소품 대여업한대요,
이 놈들 건네주고 나면 까페나 하면서 조용히 글 쓸랍니다."
"소설 쓰시려고요?'
"에이 어디요. 그냥 살아온 이바구 하는거죠. 제가 쓴맛단맛 다 봤다 아입니까."
아저씨 이바구 좀 들어주고 서둘러 나오는데 어께에 매는 가방이 묵직하다 싶었다.
가방을 열었더니 세상에!
무선 전화기가 들어있지 않은가.
못살아 , 핸드폰 넣는다는 게 무선 전화기를 넣었나 보다.
누구는 등산 갔다 미끄러져서 핸드폰 잃어버렸다고 끌탕을 했는데
냉동실에서 나왔다지.
혼자 킬킬 웃으며 집으로 달려왔다.
출처 : 계몽아동문학회
글쓴이 : 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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