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우리집 안방 화단에도 찾아왔다.
매발톱이, 상사화가 노오란 머리를 쑥쑥 내밀었다.
우리 엄니 임실댁이 지팡이 짚고나가 봄나물을 캐오셨다.
"허리도 성치 않은데 이렇게 많이...."
내 잔소리에
""펄쭉하니 주저 앉아서 캤어...."
엄니가 나 보라고 제비꽃 한 포기, 꽃다지 한포기 케오셨다.
기자촌 집 마당에 야생화가 그득해도 엄니는 북한산에 나갔다 오실 때면
꽃가지 하나씩 꺽어다 내 방에 꽂아주곤 하셨다.
달래
'작은 마늘'로 불리는 달애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 맛을 가지고 있다.
비장과 신장의 기운을 돕고 양기를 보강하여 남성에게 좋은 봄나물이다.
그밖에 노화를 방지하고, 저항력도 키워준다.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
엄니가 나물을 다듬는동안 얼른 달래전을 붙였다.
밀가루 반죽에 카레가루를 살짝 넣어 노르무리 색을 들였다.
엄니는 시장기에 카레 냄새도 못 맡고 맛나게 드셨다. ^^
엄니는 몸에 좋다는 음식도 처음 보는 건 입에 안 대신다. 그래서 눈속임을 해야한다.
봄나물 비빔밥은 보약이다. 나물들은 겨우내 혹한속에서 봄을 기다렸다가
꽃샘추위도 무릎쓰고 세상에 나온다. 그 대단한 생명력이 보약이 아닐 수없다.
엄니는 해마다 봄이 오면 나물을 뜯어다 자식들에게 먹이는걸 기쁨으로 삼으셨다.
씀바귀는 가장 쓴 나물. 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식욕을 돋운다.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더위에도 강해진다고 한다.
특히 밥을 많이 먹어도 팔 다리가 마르고 허약한 어린이들의 반찬으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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