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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스타일

282호 드레스 리폼

멀리 가는 향기 2012. 5. 5. 19:13

  

 

비둘기색 불망 드레스가 생겼다.

안감이 여섯겹이나 되고 부속과 바느질 디테일이 고급스러운 일본 제품이다.

바스트 부분은 레이스 무늬를 따라  비즈를 촘촘히 달았다.

그런데 스커트 뒷단이 라운드로 늘어져 바닥 청소를 하게 생겼다.

 

스커트 뒷폭을 자르고 주름을 잡아 웨이스트 선까지 끌어 올려

버슬 드레스를  만들기로 했다.

 

버슬이 뭐냐면.

허리 아래 뒷부분의 스커트를 풍성하게 부풀리기위한 틀이다.

버슬을 치마 속에 입어 스커트 주름을 풍성하게 드레이프지게 해준다.

 

1867년 무렵 유행하던 종모양의 크리눌린 드레스가 전차 쇠퇴하면서 

 스커트 앞부분과 양옆이 납작하고 엉덩이 뒤만 부풀린 버슬드레스 시대가 도래했다.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이고 버슬로 엉덩이를 강조한  버슬드레스는 빅토리안 시대의 패션이었다.

 

 

 

러시아 황제의 황후가 된 덴마크 공주의 진주장식 버슬드레스.

 

어깨를 드러내기가 민망해서 볼레로를 만들기로 했다.

 

신부 드레스용 원단 매장을  안다. (동대문 천시장은  내 손바닥이니까.)

망사 레이스 무늬에 따라  비즈를 꿰매는 작업을 비딩이라 하는데 비딩을  끝낸 천의 무게가 장난아니다.

그동안 비딩 작업을 중국에서 해왔는데 그들도 이젠  배가 불러 안 한다고

북한에서 수공업을 하는데 보통 천 한마에 (90센치x114센티) 비즈가 3만개 안팎으로 달린단다.

원단 한 마에 십만원 하는데 자투리 한 마 남은 것을  48000원에 거저 주웠다. ^^

 

 손바느질로 한땀한땀 꿰매서..

 

 

 

 핑크빛 볼레로를 만들어 입었다.

핑크 공단 리본으로 장미꽃 만들어 스커트 주름을 고정 시켜 버슬을 입은 것 같은  형태를 만들었다.

 

핫핑크 세무 장미꽃이 올라 앉은 힐은 빈티지 샵에서 7500원에 주웠다.

(평소에 건강을 생각해서 힐은 절대로 안 신는다.)

 

 

헤어는 미장원 안가고 빗핀으로 틀어 올려 깃털장식을 꽂아주었다.

 

모르는 이들은 내가 브루주아 남편 덕에 멋부리는 줄 알지만,

내게는 브루주아 남편이 없는 대신 돈 들이지 않고도 멋부리는 기술이 있다.

 

결혼식 때 에프터 드레스가 필요한 분은 언제고 말씀만 하시면 꽁짜로 빌려드리리다.

화동 들러리 드레스도 있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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