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288호 청주- 홍천- 춘천

멀리 가는 향기 2012. 5. 20. 21:35

 지난 19일(토) 청주 중앙 도서관 강연과 멀리가는 향기 홍천모임이 겹쳤다.

최은섭씨가 감기도 낫지 않았는데 무리한 일정이라며

금요일에 자기 집으로 오라 했다. 도서관이 바로 옆이라며.

 

 

 

토요일 아침,

아파트 마당에서 혼자 국선도를 해왔다는 은섭씨를 따라 운동을 했다.

운동을 끝낸 우리가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실 때,

7층에서 내려다 보던 아낙이 쫒아나왔다.

자기도 배울 수있느냐고. 그동안 은섭씨가 운동하는걸 내려다 보며 따라했었단다.

은섭씨가 위암 완치 판정을 받은 건 국선도 때문이다.

지도자 자격증도 있으니 아파트 주민들에게 봉사하라 일렀다.

 

바느질에 관심도 없던 그녀가 향기통신 열독자가 되고 우리 집에 다녀간 뒤로

남편 파자마로 싱크 대 깔게를 만들었단다.

성취감이 대단해서 자꾸 씽크대 앞에 서게 되고 부엌 일이 즐거워 졌다고.

 

향기표 헤어밴드를 애용하는 그녀에게 여름용 해어밴드 만드는 법을 알려 주기로 했다.  

그녀 남편의 헌 넥타이를 가져 오게 해서 바느질을 가르쳤다.

 

헤어밴드를 완성 하면서 은섭씨가 바느질의 묘미를 알았단다.

손으로 하는 호작질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버려질 천으로 쓸만한 물건을 창조하는 기쁨을  짧은 시간에 느끼고 ....

우리는 자신이 목에 매던 넥꾸다이를 머리에 얹은 아내를 보고

동진 아빠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야기하면서 웃었다. 

 

 

우쿠렐레 연주로 시작된 청주 중앙 도서관의 '가족 어울림 독서한마당'은 성황을 이뤘다.

토요일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아빠들이 많았다.

도서관에서 선착순 100가족에게 동화책 한 권씩 나눠주었는데

빠듯한 도서관 재정으로 기특한 일을 했다. 그뿐만 아니다.

 

 

 

도서관 직원들이 나서서 일사분란하게 행사 진행을 도왔다.

자기 부서 일 아니면 팔 걷어부치기 힘든 공무원들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서 손님인 내가 흐뭇했다.

그동안 다녀본 도서관 중에 최고다.

 

4시에 서둘러 강연 마치고 ( 경청태도도 호응도 질문 내용도 좋은데 서둘러 끝내려니 나도 서운했다)

청주 터미널로 픽업하러온 동생 차를 타고 홍천에 있는 최영숙 사진작가의 세컨드 하우스로 향했다.

현정란이 이끌고 온 부산 팀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우리는  8시가 넘어 도착했다.

 

깜짝쇼도 이런 깜짝쇼가 없다.

시흥 시장님 사모님께서 이시경 ,최영숙샘을 도와 음식장만을 하고 있었다.

이 세 양반이 새벽에 시흥을 출발해서  장보고 다듬고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냈다.

 

사진작가 최영숙샘이 맹꽁이 책방 아이들 몽골 봉사사진전을 보고

작년에 <멀리가는 향기 팀>을 따라 나섰던 것 .

그녀가 몽골 봉사체험을 함께 했던 청소년들을 초대한 것이다.

 

 

한약재로 푹 고아낸 닭백숙과 삼겹살, 산나물로 차린 건강식탁에 감동을 먹고...

 

준비한 스크린도 PPT 자료도  헛일이 되었다. 노트북 전원선을 가져오지 않아서.

 

<청소년 몽골 봉사체험>을 소재로 쓴 동화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 가 비룡소에서 7월 초에 출간이 된다.

함께 봉사활동한 아이들의 캐릭터를 어떻게 작품속에 녹여 냈는지를 이야기 하다.

 

그날 밤 늦도록 거실 통유리창으로 보이던 밤하늘의 별들과 교신을 하다.

 

사모님은 이른아침부터 나물을 뜯고 .부산 엄마들도 나물채취에 나섰다.

 

                                        배를 타고 청평사 들어가는 길

                                      서울 아이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다.

 

                                                          지름길을 택한 이 양반들, 하하 호호호 웃음꽃 피운 이유가 따로 있었다지.

 

 청평사에서 만난 다람쥐 모녀? 줄무늬가 선명한 것이 아주 건강하다.

 

                                                                      로드메니저에 보디가드가 되어주는 남동생이 있어 든든하다.

 

최영숙 작가는  뜀뛰기를 시켜 놓고 사진 박기를 즐긴다.

땡볕에 뜀뛰기는 000 ^^

 

우리도 지름길 징검다리를 건넜다.

 

                                                                현 선생 일행은 점심 먹고 먼저 발길을 돌리고  남은 이들끼리 김유정 역사 앞에 섰다.

 

 김유정문학관.

만석꾼의 늦둥이로 때어난 김유정은 가난과 병마로 시달리다 요절하기 까지 불꽃같은 생을 살았다.

그는 딘편소설 속에 일제 강점기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서정성과 해학으로 풀어냈다. 

 

 아이들에게 김유정의 단편을 읽어오라 숙제를 냈었다.

 

벌레 무서워 징징대던 녀석이 중학생이 되더니 으젖해졌다.

 

 

김유정 생가.

1908년 태어나 29에 요절하기 까지 그가 살던  시대적 배경이나 느낌을 찾아볼 수 없는 초가.

 초가 벽에 떡하니 현대적인  벽등이 걸려있지 않나 , 함석 경첩도 거슬리고......

옛 역사를 부수고 세운 김유정 역사도 영 어설프다. 옛 정취나 향수 불러내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왕 만들기로 했으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으면 오죽 좋았을까.

그렇더라도 소설가 김유정을 기리는 건 고마운 일이다.

 

                                                         문학관의 전시물을 유심히 보는 이시경 샘

 '동백꽃'의 동백은  생강나무

 

김윤식 시장님 사모님께서  일행들에게  탁본을 선물을 주셨다.

겸허(謙虛)
아는 체하거나 잘난 체하지 않고, 겸손하며 삼가는 태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존재이다.
 잘난 척 하지 않고 자신을 낮춘다면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스스로 낮추는 겸허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모든 사람이 겸허하게 살아간다면

저절로 평화가 오는 것이리니. 

 

즐거운 만남 뒤에는 헤어짐의 시간도 온다

 

                                              몽골 여행 내내  자신이 감당할 트라우마 때문에 힘겨웠던 아이.

                                              이 아이 케릭터를 지아라는 주인공으로 그려내면서 나는 간절히 소망했다.

                                               굳건히 잘 극복해 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내기를.............

 

 

<3차 멀리가는 향기 청소년 몽골 봉사체험 여행단 > 일정은 여름방학 후로 조정합니다.

                7월 20(금)일 -25(수)일 / 010-6665-3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