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자가 엮어온 예술의 역사- 실의 궤적
어머니와 이불보 꿰메다 문득 바느질에서 삶과 죽음 음양의 이치를 보았다.
신문기사를 보고 빗속을 달려나가 미디어 아트전을 보고 왔다.
(국제갤러리 10월 10일까지)
그는 '보따리 작가'다.
트럭에 쌓아 올린 보따리 꼭대기에 앉아 그간 살아왔던 전국의 마을과 도시를 따라 11일간 2727㎞를 이동한 기록 '
떠도는 도시들: 보따리 트럭 2727㎞'(1997)로 이름을 알렸다.
세계적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후한루의 기획으로 베니스에서 열린 전시 '떠도는 도시들'에 출품됐다.
1년 중 다섯 달은 뉴욕에서, 한 달씩은 서울과 파리에서 지낸다. 나머지는 어디론가를 떠도는 삶이다.
남편과 아들(27)과도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젊은 여성 미술가들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점을 찾는 그의 삶에서 희망을 얻는다.
"내 경우는 아이를 낳으면서 인간이 됐다. 물론 여러 단계의 문을 거쳐야 하는 힘든 생활이지만,
예술가로서 삶을 관조하는 데도 생활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바느질이라는 여성들의 수공 작업에서 인류의 시원과 인생의 진리, 공존을 말하는
그의 미술은 삶의 터전에 단단히 발 딛고 있다
전시장 벽면에 영상이 흐른다. 나레이터도 자막도 없이
캡처1. 페루의 성스러운계곡에서 마추피추 마을의 정경이 느리게 흐른다.
건축물 또한 손으로 짠 레이쓰와 다르지 않다는 의미 같다.
페루 여인이 펠트로 실을 잣고
그 실로 직조를 한다.
머리 땋듯 쫑쫑 땋아내린 실을 바처럼 걸어 놓고 울긋불긋 세월을 짜낸다.
손뜨게로 모자를 뜨고 가방을 짜고 ......... 여인들은 그렇게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간다.
길을 걸으면서도 실을 잣고
절벽 위에서도 실을 잣고 또 잣는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목숨 부지를 위해
캡처 2.
동영상은 벨기에 파그지역에서 알함브라 궁전에 이르는 아름다운 석조 건축미를 보여준다.
- 벨기에 여인들의 보빈(실패)레이스 작업
자연의 풍경과 꽃, 나무, 궁전의 건축물의 조각상 ,심지어 해골로 만든 상들리에 들이 레이스같이 정교하다.
-보빈 레이쓰 짜는 여인들
아래쪽으로 늘어진 길다란 보빈에 실을 감아 놓고 보빈을 이리저리 움직여 무늬를 짜나감.
(부연 설명) 실만을 역어 짜기에 바탕지가 필요없는 레이스 뜨기 기법
16세기 후반 종교적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벨기에인들이 영국에 기술을 전수하였다.
니들(바늘)포인트 레이스 짜는 여인의 모습을 숨죽여 바라보던 나는 탄성을 자아냈다.
니들포인트는 기본 틀 안에 바탕 천이나 종이를 대고 도안을 그린 다음 코칭 스티치
(도안에 따라 걸어 놓은 굵은실을 가는 실로 감아나가는 방법 )를 하는데 여러가지 기법에 따라 완성,
손 끝으로 직조해낸 레이스는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가!
레이쓰(lace)는 서양식 수예 편물의 하나로 장식용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집트나 잉카 유적에서 실을 감은 보빈이나 레이스 옷감이 발견되고,
유럽 각지에서 걸쳐 맨 실을 꼬아 만든 레이스가 발굴되는 것으로 전통과 역사가 깊다는 것 입증.
15세기에는 수도원의 수녀들의 일과로 섬세하고 화려한 레이스류가 고안되었다.
16세기에 베네치아에서 발명된 보빈이나 니들포인트 기법은 즉시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
16세기 레이스는 르네상스 레이스라 하는데 무늬가 바(bar)로 간단하게 연결되어 있다.
17세기 후반 프랑스의 재상 콜베르가 레이스의 기술을 도입하여 푸앵 드 프랑스라는 이름으로 수출했다.
이 시대의 바로크 레이스는 거친 그물코(mesh)가 특징이다.
18세기 벨기에와 프랑스가 레이스 공업의 중심이 되어 그물코가 극도로 가는 로코코 레이스를 생산 했다.
프랑스 루이왕조 궁정의상에 호화로운 레이스를 사용하면서 수요가 많아지자 기술이 최고도에 이르렀다.
특히 벨기에에서 아마의 품질 개량에 성공하여 가늘고 부드러운 레이스실을 만들어 냈다.
프랑스혁명으로 프랑스궁정이 몰락되고, 시민 복장에 맞는 단순한 레이스를 생산하면서 기술이 저하되었다.
18세기 후반 기계 레이스가 저렴한 가격에 생산되면서 1920년부터 보빈이나 니들 포인트 기법은 사라졌지만
손뜨게 레이스는 취미로 계속되었다.
20세기에 오스트리아·벨기에·등지에서 수공예 레이스 양성기관이 설립되고, 창작 레이스 예술가들이
전통기술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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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귀족 사회의 애용으로 발달한 니들포인트 레이쓰는 프랑스에서 내린 사치금령으로 쇠퇴했으나
나폴레옹 1세 이후 마사(麻絲)로 수놓는 니들포인트 기법을 유행시켰다.
나는 마사로 수놓는 니들포인트를 수집 중인데 언젠가 전시를 통해 선보일 요량이다.
지난 달 수집한 프랑스 엔틱 레이스들.
프랑스제 리버레이스는 기계 레이스지만 무늬가 섬세하고 아름다워 가격이 비싸다.
오랜 세월 누렇게 오염된 레이스를 삶아 빨아 제 빛깔을 찾아주었다.
수집한 엔틱 레이스로 브로치를 만들었다.
가방에 달았다가 모자에 달았다가 헤어밴드에도 달고
가슴에도 달리고 기분 따라 요모조모 쓰인다.
나머지 브로치들은 고마운 사람들 가슴에 훈장처럼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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