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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밥상

678호 은은 은은해서 좋다

멀리 가는 향기 2015. 7. 26. 17:54

 

유럽에서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것은  귀족 출신을 의미했다.

귀족의 식생활은  실버 라이프(silver life)’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버 플레이트(silver plate)로 식사를 한다는 것은 신분의 높고 낮음을  구분 짓는 경계이기도 했다

은식기의 사용은  얼마나 까다롭고 관리 또한 번거로운가.

상류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이러한 수고로움을 즐길 자세가 수있어 야했다.

1600년대까지도 신의 은총인 음식을  손 이외의 것으로 집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다라는

종교적 논리 때문에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

종교개혁 이후 이탈리아 귀족들 사이에서 포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1세 조차 이탈리아에서 선물한  포크를 귀중품으로 보관할 정도였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 왕비가 프랑스 앙리 2세와 결혼하면서 프랑스에 처음으로  포크가 선을 보이게 된다.

태양왕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 시대부터 포크는 두 갈래에서 세 갈래, 그리고 네 갈래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때까지도 포크는 금, 은 소재에 상아나 진주 등 보석으로 장식된 신분과시용 사치품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기에 철의 대량 공급으로 은을 도금한 실버플레이트 포크의 출현을 가능케 했다.

유럽 식탁에 나이프, 포크, 스푼을 팅한 것은 19세기에 이르러 일반화됐다.  

 

 

 

빅토리안 시대에는 은제 장식품들이 부의 상징이었고 환금성이 뛰어나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었다.

그 시대에는 여성의 사유재산이 법적으로 인정 되지 않았기에  재산 상속의 방법으로 은제 장식품이나 식기등을  혼수로 장만해 주었다.

 

극소수 상류층만이 은식기를 향유할 수 있었기에 당대 최고의 실버스미스에 의뢰해 그 가문의 문장이 새겨 넣었다고 

 

 

 

 

 

은 제품을 고를 때 스털링(sterling) 실버 웨어 어딘가에 마크가 각인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은식기 손잡이 뒷면이나  바닥면에  마크들이 압인되어있다. 

 특히 영국의 실버 웨어에는 마크뿐만 아니라 알파벳, 사자, 사람의 두상, 혹은 문장이나 왕관 같은 것들이 찍혀있다.

 

 

 

실버 제품에 메이커와 생산년도의 심벌을 압인해 놓았는데  아래 조견표를 살펴보면  1940년대 표식과 일치한다.

 

 

홀마크(Hallmark)에 담긴 기호들로  제품의 이력을 알 수있다.

엔틱 컬렉터들은 이 기호가 함유하고 있는  수수깨끼 놀이를 즐겨야 한다.

 

은 제품에 홀 마크가 찍힌 것은  법적 함량에 합격 판정을 받았음을 의미하고 원산지나 품질을 나타내는 표식이 된다.

홀마크 제도는 1300년대 영국 에드워드 1세에 의해 입법화되었다.

은은 무른 금속이다. 순 은만으로는 강도를 유지 할 수 없어  어느 정도 양의 구리나 금속을  혼합해야 한다. 

 따라서 스털링 실버는 순은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은 92.5%와 구리 7.5%의 비율의 합금이다.

스털링 실버라는 압인이 찍힌 것은 미국제품일 경우가 많고 유럽에서는 통칭 실버라 한다.

영국에서 스털링 실버는 순은 표기인 925나 홀마크 ,사자문양를 압인해 놓는다.

 

 

실버플레이트금속에 은을 입힌 것인데 도금두께에 따라 가격은 천차 만별.

포크나 티팟 등  자주 사용하는 커트러리는 실버 플레이트 제품들로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디테일한 장식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기에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양식상차림에서 스푼, 포크, 나이프를 통틀어 '커트러리',또는 '플랫 웨어(flatware)'라고 한다.

순은이나 도금 제품의 고급 커트러리는 '실버웨어'라고 부른다.

 

 

 

실버 커트러리 케이스

자투리 리넨으로 만들었다. 

 

 

여행 중에 또는 경매로  모아둔 은식기

 

 

 

 

 

스푼

 

스푼의 쓰임새에 따라 모양도 달라지는데

가장 작은 스푼은 솔트 스푼

볼이 갸름하고 핸들이 길면 올리브 스푼'

볼이 약간 동그스럼하면서 갸름하면 슈가스푼

슈가 스푼보다 볼이 크면 넛스푼. 베리스푼

슈가 스푼보다 볼이 둥글면 봉봉스푼

슈거 스푼은 대부분 조개 껍질이나 꽃잎을 본 떠 만들었는데, 비슷한 모양의 봉봉 스푼에 비해 오목하게 들어간 볼의 넓이가 좁은 편이다.

 

 

 

서버

 

봉봉스푼 보다 조금 더 크면 두콩 서버

완두콩 서버가 좀더 크면 크레커 서버 등 다양한 용도의 스푼이 있다.

다른 서버들에 비해  베리스푼은 문양이 더 아름답게 장식 되었다. 그 당시 갑비싸고 물러지기 쉬운 베리 종류의 과일들을 조심스럽게 서빙하도록 고안 되었기 때문. 

  

 

 

 

레이들

 

국자도 쓰임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볼이 오목하고 작으며 핸들이 긴 머스터드 레이들

 볼의 모양과 사이즈가 다양한 소스,또는 크림 레이들

크림 레이들보다 크고 가장 쓰임이 많은 그레이비 레이들

길이가 25센티 에서 35센티 정도는 스프레이들

30센치 정도 길이에 볼 한 쪽이나 양쪽에 홈이 나있는 펀치 레이들

 

 

 

1898년 산. 영국 노팅힐에서 득템.

 

솔트 쉐이커                                                      5.5, 6센티 소금스푼은 1909년. 영국.

 

 

소금담는 용기 '솔트 쉐이커'는 은과 유리로 구성된 뚜껑이 없는 작은 그릇으로  중세부터 사용 되었다.

소금이 귀했던  그 시대에는 집주인이 소금용기에 작은 스푼을 담아  식탁에 놓으면 손님들이 돌아가며 필요한 양만큼 덜어썼다. 솔트 스푼은 플렛 웨어 중 사이즈가 가장 작다.

솔트 쉐이커는 소금이 닿으면 은이 상하기 쉬워 안쪽에 글래스 라이너를 넣거나 금도금을 했다.

 

 

 

냅킨 링

냅킨이 포편화 된 것은 16세기 인데 빨래를 자주 할 수 없어 여러번 사용해야 했다.

다음 식사 때 다른 사람 냅킨과 섞이면 안되니까 이니셜이 표시된 냅킨 링을 사용했다고 한다.

17세기에 여성들의 드레스 폭이 풍성해짐에 따라 냄킨 사이즈도 89X110센치로 커졌다가

포크사용이 활발해지면서 36x46센티로 줄었다고

냅킨 링을 사용하지 않고  접는 방법도 다양하다. 

안주인이 냅킨을 접어 놓은 모양을 보고도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질 수있다.

 

실버 플레이트 홍차 도구

 

 

 

매일 사용하는 은식기는 자주 세척하기에 변색이 되지 않지만 어쩌다 사용하는 식기는 공기접촉으로 변색이 된다.

이때 폴리싱을 하게 되는데 액체, 왁스 ,형겊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은제품 커트러리는 은 전용 폴리싱 액을 묻혀 닦거나 지우개로 닦아서 (전용 세척제보다 지우개를 애용한다) 지퍼백이나 랩에 싸서 보관한다.

 

금은 아침 햇살처럼 휘황찬란하지은은 달빛처럼  은은하다.  해는 눈부신 광채로 압도하지만 달빛은 은은해서 바라 볼 수 있는 대상이 되어 준다. 

반찍 반짝 닦은  은에서 나는 광채는 마치 달무리 같다. 밤안개에 젖은 달빛은 또 얼마나 은근한가. 마음이  쓸쓸 할 때 무시로 바라보고  하소연 할 수있는  상대가 되어 주는 달.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지만  달님 만은 내 마음을 알 아줄 것 같은 믿음과 긍정. <달님은 알지요>도 그렇게 지은 제목이다.

내가 은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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