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에 지인 병문안 갔다가 친구 K를 만났다.
아들이 고혈압으로 쓰러져 입원중이라 했다.(우리 아들과 한살 차이니 서른 아홉이다. )
속에서 천불이 나서 바깥 바람을 쐬는 중이라는데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했다.
그 집 아들이 명절과 황금연휴 때마다 중국 동남 아시아로 식도락 여행을 일삼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장가갈 준비는 안 하고 해외 맛집 찾아 다니더니 비만과 성인병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월급은 여행 경비로 썼으니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퇴사를 통보 받았다 했다.
나도 자식을 둔 사람이라 가슴이 답답했다.
삼포 세대로 불리는 젊은애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비보다 현재에 급급한 상황이다.
40대 생애전환기에 노후준비를 하지 않으면 100세 시대 노년이 불우해진다.
노년층으로 접어드는 60대는 불과 이십년 남짓이다.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 때우고 건강에 신경 쓰지 않았으니 이때부터 병원비 지출이 늘어난다.
건강이 따라 주지 않으니 수입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결혼도 자식도 포기했으니 기댈 언덕도 없다.
그야말로 고독한 노후를 지리멸렬 보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육 칠 십대들은 부모봉양하고 자식 가르치느라 근검절약이 몸에 배었다.
적금 들어서 환갑에 첫 해외여행을 하고 칠순 팔순에 효도여행도 무릎이 아파 못 간다.
이삼십대들은 대출 받고 년차 받아서 일 년에 몇 번씩 비행기를 타고 SNS에 자랑질을 일삼는다.
꼰대들이 만든 어지러운 세상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느니 오직 지금 이 순간 내가 중요할 뿐이다.
친구 L의 딸 소연이는 과외로 학자금 융자 갚고 적금 타서 직장생활 짬짬이 외국의 단기 마스터 교육 찾아다닌다.
2030년대는 가상현실 증강 시대라 자기 적성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지론이다.
지하철을 타면 십대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대부분 아이들은 가부끼 화장에 차림새도 몸가짐도 불량하다.
어른들 눈에 고생문이 활짝 열린 모양새다.
그런데 어제는 아이들 말마따나 동공 지진이 일어날 정도로 참한 아이를 보았다.
태도와 몸가짐만 보고도 이런 아이는 스스로 제 인생 개척해 나갈 테니 남이 봐도 어여쁘다.
게임 중독 , 알콜 중독, 흡연, 비만. 게으름과 무기력, 낭비벽,,,
청춘들에게서 스스로 억제하고 자제할 수 있는 절제력을 보지 못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저마다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책임을 진다면 ,
놀고 먹으며 호강하려는 베짱이들 때문에 천금 같은 시간 낭비하며 촛불들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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