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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859회여덟살 어머니

멀리 가는 향기 2017. 11. 29. 14:41


지난 9월 23일 동화세상 30주년 행사 마치고 늦게 귀가하는 나를 마중 나오시던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갈비뼈가 세대내 부러지고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로 원주세브란스에 입원하셨다.

병원에 계시는 동안 병원밥이 싱겁다고 링거로 연명하셨다.


집에 오셔서도 입맛이 없다고 안드셨다.

워낙에 편식이 심하셔서 좋아하는 음식이 몇 가지 안 되니 끼니마다 엄니와 입씨름을  했다.

주변에서 보양식들을  보내왔는데 억지로 드시게 했다가 토하시곤 했다.



결국 대상포진이 와서 또 입원을 하셨다.

하필 엄니와 같은 날 아름이까지 천식으로 입원을 해서 정신이 나갔다.



아름이는 카톡으로 꽃작업 한 것들을 보냈는데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했다.

아름이 보스가 세계에서 세번 째로 손 꼽히는  덴마크 플로리스트여서 일이 많은 것이다.



입원 중에도 노트북 들고 일을 해서 주치의가 통원치료를 하자고 했을 정도.

일복 많은 엄마 닮아 몸고생이 심하다.


이래저래 내 몸도 말이 아니게 축이나서 엄니랑 같이 입원을 해버렸다.

과로로 망가진 곳들을 처치 했다.

엄니가 식사를 안하셔서 한상순한태 하소연을 했더니 고단백 균형영양식 캔을 추천해줬다.

입맛 까다로운 엄니가 그건 드셨다. 


남동생 친구들이 놀러 와서 엄니를 모시고 외식을 했는데 처음으로 밥 한공기 비우섰다.

그 덕에 입맛을 찾으셨다.

응석 받이 어린아이 같아진 엄니는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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