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881회 3.4 교토 정수사

멀리 가는 향기 2018. 3. 18. 20:36


아침에 서둘러 숙소를 나왔다. 오늘은 3월 첫 째 일요일 .

5츨 목조석탑으로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재 된 도지 절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이날은 특별히 엔틱만 취급되기에 전국에서 메니아들이 몰린다고 일찍 서두르라 헸다.


좁은 골목 길에 불상이 모셔지고   길에 내놓은 가스통은  대나무 옷을 입혔다. 그 위에 올려 놓은 작은 화분은 이웃에 대한  배려/


종종걸음하면서도 활짝 핀 매활ㄹ 그냥 지나칠 소냐.



어제 밤에 본 위용과 또다른 교토역사.

전철 한 정거장 거리의 도지절 벌써 장이 열렸다.

  매의 눈으로 고보상들의 가판대를  빠르게 스켄

마음에 드는 엔틱 인형들이 눈에 들어온다.





복숭아동자 Momotaro,The Peach Boy   ももたろう


좌판에 앉은 모모타로우 얼핏 보기에도 년대가 있어 보인다. 디스카운트 해달랬더니 오래된 물건이라 안된단다.

반가운 마음에 흥정없이 손에 넣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들려주던 복숭아동자 이야기. 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인형이 되었다.

일본에 올 때마다 아버지 생각에 울컥 하곤 한다.  아버지는 징용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와  시골 마을로 숨어 다니시다가 군입대를 종용하는 일인들에게 견디다 못한 할머니께서 그만 돌아오라는 기별을 하셨다고

해군 입대를 앞다고 훈련을 받다 해방이 되었다셨다.

아버지는 일본을 떠돌아 다닐 때 시골 사람들의 인심을 추억하셨는데 아버지 모시고 일본 여행 못 한 것이 죄스럽기 짝이 없다.

어쩌다 보니 여행 때마다 아버지 이야를 하게 되었는데 배유안이 내게 말했다.

" 어릴 때 아버지 사랑을 받고 자란 여성은 어디서나 당당 하고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여성으로 성장 한대요. 선생님처럼."


 오카야마역의 모모타로 상

나오시마 섬 가던 날 아침 오카야마역 앞에서 이 조형물을 보고 궁금했는데 배 시간 놓칠까봐 지나쳤다.

오카야마시가 모모타로 마츠리를 하고 수수경단을 지역상품으로 홍보한다는걸 나중에 알았다.  



도지절의 오층 목조탑은 멀리서 인증샷만.



벼룩시장에서 득템한 물건을 숙소에 두러 가는길에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상가에서  실바니안 전문상점 기웃거리고.

교토 인기 관광지 청수사 가는 길.

시니어 세 여인은 기모노 물결 속을 치마저고리를 입고 활보했다.


일본의 엣 수도를 치마저고리로 거닐고 싶었다.  내 제안에 가을샘과 유안이 흔쾌히  콜. 유안은 치마를 새로 맞추기도 했다.

나는 치마 새로 만들고 아얌 만들어 쓰고 멋을 부렸다.


청수사 오르내리던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리고, 한국사람들은 반갑게 말을 걸었다.


폭소가 터질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케리커처를 그려주는 가게에 들어섰더니. 화가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흑인 아저씨는 사진 모델이 되어달라기에 오브 코스.


니넨자카 산넨자카  골목길을 걸어내려갔다. 산넨자카(3년고개)는 산모의 안녕과 순산을 기원하는 고개 .그런데 여기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죽는다 수명이 3냔 단축된다는전설이 있다고.


우리는 조심조심 내려와서 기온거리로 왔다.


기온거리에 어스름이 내리면 게이샤가 나타난다고.

마침 서양 여인이 게이샤 분장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인생샷을 찍는 그녀를 담았다.



"친정어머니 모시고 오셨어요?"한국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주마고 했다.

 



도시샤 대학 간사이 지방의 4대 명문 사립대학인 간칸도리쓰 대학 중 하나이다.

1875년 메이지시대 6대 교육자중의 한명인 니지마 조가 세운 도시샤 영어학교를 전신으로 한다.

일본의 유서깊은 역사를 가진 3대 사학(私学) (와세다 대학, 게이오기주쿠 대학, 도시샤 대학)으로 알려져있으며, 와세다 대학과는 국내 유학 제도를 통해 교류하고 있다.



매화정원을 못가 아쉬웠는데  도시샤 대학 교정에 핀 홍매로 서운함을  대신,




관련 이미지

윤동주 시비 찾아왔다니까 수위실에서  지도를 주었다.


명문대학 답게 고건축물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압천

                   정지용


압천(鴨川) 십리(十里)ㅅ벌에
해는 저믈어…… 저믈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언치도 않어라.

역구풀 욱어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쌍 떠ㅅ다,
비마지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압천(鴨川) 십리(十里)ㅅ벌에
해가 저믈어…… 저믈어……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유안은 방명록을 들처 보다가 얼마전 다녀간 이주영 선생의 글을 찾아냈다.

니시키 시장 가는 길에 만난 압천, "여기가 그 압천 일까?'"내 짐작이 맞았다.

교토시를 가로지르는 압천 (가모가와)은  정지용이 고향을 그리며 읊은 그 압천이다.

강변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그 엣날의 정지용도 저러 하였을 것이다.


 압천(鴨川) 십리(十里)ㅅ벌에
해가 저믈어…… 저믈어……


그 압천을 굽어 보다니.  감개무량이다.


니시키 시장 상점들을 기웃거리는데

일본남자가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치마 저고리  어쩌고 저쩌고 .......

그들 눈에도 어여뻐 보였나 보다.

장어덮밥으로 보신을 하고 숙소로 이동.

참 많아도 걸렀다. 눕자마자 떡실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