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년 영국 청교도를 태운 메이플라워호( 102명이 탈 수 있는 작은배)는 65일 항해끝에
메사추세츠의 프리모스에 도착했다. 이주민의 반은 추위와 굶주림,병으로 죽어갔다.
그들은 마른 풀, 동물의 털, 옥수수 껍질을 자루에 넣어 매트를 만들고,
헌 옷과 자투리천 조각을 이어 붙여 창문을 가리고 이불을 만들었다.
궁핍했던 시절, 헌옷들로 방한을 위한 덮을 것과 입을 것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미국 퀼트의 기원이 되었다 .
이때 만들어진 실용퀼트에는 폐품을 이용하는 주부들의 지혜가 배어 있었다.
이주민이 모국을 떠날 때 가져온 소중한 천을 이어 만든 작품들은 크레이지 퀼트 로도 불렸다.
유럽에서 미국에 전해진 퀼트는 서부개척시대(1850-1890)를 거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1년 3월 서부개척시대에 만든 미완성 앨범 퀼트 블럭 30장'을 이베이 경매로 샀다.
블록들은 퀼터들의 개성대로 페치워크나 아플리케, 자수들로 장식되어 작품성이 있다.
만든이의 이름과 날자가 새겨져 역사적인 기록도 되기에<서명 퀼트>라 하기도 하고 .
<앨범 퀼트><우정퀼트><증정퀼트>로 구분하기도 한다
블럭 30장에 EEM, AC , AMC 세 여인의 이니셜과 1886년 숫자가 수놓였다.
그야말로 빼박이다!
나는 미완성 블럭에 수를 놓고 좀이 슨 곳에 아플리케를 하거나 천을 덧 대었다.
완성하던 날 2014년도와 내 이니셜도 수놓았다.
1886에 3명의 미국여성이 시작한 바느질이 2014년에 내 손에서 마무리 된 셈이다 .
이 작품이 완성 되는데 128년 세월이 흘렀다.
1929년 <우정자수> 이불커버
1929년에 수놓은 리넨 천 열 세 조각을 경매로 낙찰 받았다.
조각마다 각기 다른 수가 놓이고 수를 놓은 사람 이름이 새겨졌다.
think of me we would make a 라는 문구가 수놓인 것과 대부분 부부 이름이 수놓인 것으로 보아
이웃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우정의 선물을 하려던 것이 틀림없다.
1929년 10월 24일 '암흑의 목요일'로 뉴욕주식시장의 주가폭락. 대공황 발발
대공황은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장기침체를 겪고 난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불황을 반영 하듯 리넨 조각천을 잇고 그곳에 수를 놓은 것도 있었다.
1929년 대한제국에서는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이 일어났으며,
경성에서 독일인 손탁이 운영하는 손탁 호텔을 중심으로 커피열품이 불었다.
당시 조선은 영화와 라디오 보급으로 신문물과 최첨단 유행을 접할 수있게 되었다.
조선 여인들도 조각천을 이어 생활용품들을 만들었다.
이른바 ,조선의 몬드리안< 조각보 >
조선 여인들의 눈썰미를 내림으로 물려받았나 보다. 재활용 아이디어가 샘솟는 걸 보면.
한솜씨 사장남이 자투리 천과 함께 보낸 샘플북을 동생이 펜치와 장도리로 해체해줬다.
샘플북 천조각을 색 맞춰 이어붙였다.
여기까지는 재봉틀만 돌릴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천과 천 사이 이음매에 수를 놓아 아름다움을 더해 무릎덮게와 러그를 만들었다.
자투리천의 크기 대로 이어붙이며 서로 어울리는 색을 맞춰가는 시침질 작업이 재미있다.
이어붙인 천 조각에 여러가지 프랑스 자수 스티치 기법을 사용해서 수를 놓았다.
편안하게 앉아 수를 놓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Bean Bag 의자 완성
이불커버 천에 색바램이 생겼다.
조각천을 꽃 모양으로 오려 아플리케 스티치.
중고 베드트레이.
미송으로 만든 프레임에 아크릴 물감 칠하고 바니쉬로 마감을 했다.
엔틱 분위기를 내느라 모서리를 사포로 문질러 주었다
유리만 끼우면 베트 트레이 완성.
더 나이 들어 침대 신세를 지게 되면 베트 트레이에 손장난 할 거리를 올려 놓고 꼼지락 거릴 것이다..
American Oak Rooking Chair Press Back c1905
미국산 참나무 흔들의자를 아파트 재활용 코너에 버린 이도 있다. 덕분에 내가 횡재를 했지만 .
이 의자에 앉아 수도 놓고 책도 읽으면서 세월 보내다보면 날 기다리는 사람 곁으로 갈 날도 오리니.
퀼트 바느질 가방
고등학교 1학년 가사 시간에 수놓은 조각 이불( 어머니가 재료비 살 돈을 주지 않아서 내친구 혜정이 재료에 먹지 대고 베껴서 만들었다.)로 우리 아이 둘을 키웠다.
색바랜 배색천 떼어 내고 보라색 배색천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태원 엔틱 거리에 인형 수집 하러 깄다가 맘에 드는 인형은 못 사고 대신 의자를 주워 택시에 싣고 왔다.
버려질 의자에 커버를 씌워 재사용.
샘플북 으로 만든 노트북 커버.
슈가홈 스튜디오에서 촬영소품 정리 할 때 리폼할 작정으로 싣고 왔다.
지인들이 보내준 청바지를 이용해서 소품 만들고 남은 조각들을 시침질하고
레인보우 자수실로 드라마 보면서 짬짬이 이어붙였다.
신문지로 본을 뜨고 천위에 올려 놓고 재단.
쇼파 리폼 완성. 청바지 천이 두꺼워 바느질이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
깔맞춤 쿠션도 만들고.
그동안 리폼한 작품들은 바느질 수업 샘플이 될 것이다.
청바지로 리폼할 아이디어는 무궁무진.
스즈키 청 바지 상체 부분만 잘라서.
만든 점퍼 스커트
우리 식구들 청청 패션으로 만든 원피스
청바지와 넥타이의 콜라보,
무릎 헤진 바지는 싹뚝 잘라서 일 복으로. 밋밋한 민소매 나트 티셔츠에 손뜨게 레이스 덧붙여서 ...
청바지 주머니도 모아 뒀다 졸로리 붙이면 열 일 한다.
어머니 약을 넣어두는 포켓 카렌다.
아이들 스즈끼 청바지로 만든 배낭.
여행지에서 메고 다녔더니 유럽 여자들이 사진 찍고 난리가 났었다.
어린애 반바지로 만든 가방.
핸드폰 가방.
수면 안대
이제 청바지 함부로 버리면 안되는 이유를 아셨을 라나?
영화 '아메리칸 퀼트'
핀의 할머니는 퀼팅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손녀에게 줄 결혼선물을 만드는데,
웨딩 퀼트의 제목은 '사랑이 머무는 곳'
35년 세월을 알고지낸 일곱명의 여인네들이 저마다의 사랑을 퀼트 조각으로 만들어
핀의 침대 덮개를 완성해 가는 이야기다.
핀의 할머니가 입은 요요(작은 천조각을 꿰매 만든 동그라미 ) 가디건
나도 요요로 가디건과 두건을 만들었다.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행복과 고통은
다른 세세한 사건들과 섞여들어
정교한 무늬를 이루고
시련도 그 무늬를 더해주는 색깔이된다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때
그 무늬의 완성을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할머니 퀼터들이 웨딩 퀼트를 만들면서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가질수 있었던 것도 퀼트의 덕목이다.
요요로 만든 파티션
알록달록 퀼트 자켓과 요요를 덧 댄 모자.
퀼트 자켓을 탐내는 이도 믾다. 새옷 사줄테니 벗어주고 가라는 이도 있었다.
가사시간에 배운 바느질 기초와 프랑스 자수 스티치 기법,
독학으로 터특한 뜨게질과 바느질은 내 인생의 길동무.
바느질하는 동안 시름을 달랠 수 있었고
바느질로 성취감과 아름다움을 얻었다.
이제 그동안의 작업을 교재 삼아 바느질 수업을 할 것이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기쁨을 널리 알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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