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농부일기

1131회 판대리 7월

멀리 가는 향기 2022. 7. 26. 16:41

 

어머니는  103호 할머니 넉두리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신다.

 

103호 할머니는 서울에서 내려와 판대 보건소 뒤에 집을 짓다가

건축업자가 부도 상태라  5년 넘게 팬션에서 지낸다.

홧병이 나서 올 들어  여러번  입원을 했다.

 

"작은 놈이 나서서 형사 고소 해주고 어제는 농협회원가입하라고 오백 부쳐줬어요. 

큰 놈은 .집문제 해결하기전에는 오지도 않는다더니  용돈도 안 보내요..

쌍둥이인데 하는짓이 영판 달라요. 부모 마음 서운하게 하는 놈도 똑같이 나눠줘야 하나?"

 

그 말에  옥수수할머니 이야기가 생각났다.

작년에 남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치부책에 아들 둘 딸 둘 앞으로 재산 분배를 해놓으셨단다.

막내 딸이 자주 드나들며 효도를 했는데  막내고 딸이라고 제일 작은 밭을 물려주었다고.

할머니 맘이 서운해서  부지런히 모아 막내딸 주고 가시겠다 했다.

 

몽골풍습은 모든 재산은 막내에게 물려준다.

부모의 사랑을 가장 적게 받았고, 나이가 어리니 가문을 오래도록 이어갈 사람이라서.

 

 

7월 14일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 추진위원 회의

 

면장실에서 시청 농정 과장과  면사무소 뒤편 임야에 짓기로 한 <행복나눔센터> 부지 이전 건의.

부지 문제가 해결 안되면 시장 면담 하는 것으로 추진위 의견 합의.

 

 

둘째 동생이 내려 온 날  종일 비가 내렸다.

카약을 2인용으로 개조하는 일은   포기하고 큰 동생 도와 그늘막 작업 

 낚시 하고 카약 탈 장소 물색하다  늦게 올라갔다. 

짬짬이 파고라 시렁으로 쓸 아코디언 막대에 투명 페인트 칠을 해 놓았다.

 

22일에 큰동생 홍대 동기들이 왔다.

점심 먹고 와서 일손 돕겠다고 팔 걷어 부쳤다.

 

 

"누나 뭘 도와 줄까?"

상훈이가 붓들레야 이식 작업을 돕겠다고 나섰다.

"가끔씩 매형 생각 나. 성품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나는 거겠지?"

상훈이는  남편이 일하는 부서에서 첫 직장 생활을 했다.

 

동생이 아시바로 만들어 놓은 파고라 기둥에 칠을 했다.

페인트 작업할 날씨가 아니었는데  급속 응결되는 자동차 도색용 페인트라 잘 발렸다.

 

몸이 불편한 홍선이는 작업하는 걸 올려다 보고 일이 서툰 친구들이 다칠까 걱정.

늦은 저녁을 먹고 스키장 콘도로 쉬러갔다. 

 

다음 날 아침 판대리로 와서 시렁 올리는 작업을 했다.

 

 물 먹은 나무 시렁은 요지부동.  남자 셋에 내 힘까지 보태 끌고 올라 오느라 땀 깨나 흘렸다. 

그 무거운 걸 지붕에 올리느라 애를 먹었는데 

태풍이 불어도 끄덕없도록 만드느라 여럿이 힘을 보탰다.

 다이너마이트 포도와 레드 키위 덩쿨들이 땅 힘 밭고 쑥쑥 커주면 자연 파고라 완성.

 

성규는 동생이 재주가 좋아 폐품으로 파고라를 근사하게 만들었다며 감탄 헀다.

동생 친구들은 여름 휴가를 노동으로 보내고 갔다. 

건물 올리고나면  안주삼아 풀어낼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ㅏ루 하루

성규는  판대리 아침 풍경을 보고 싶다고 1박을  더 하고 갔다. 

 

28일 엄니 치과진료 받고 오는 길에   '다슬기 잡이'로 더위를 식혔다.

욕바위 농원 개울에는 팥대수리가 산다.

 

대수리(다슬기 방언)는 낮에 돌 밑에 숨어 있다가 해가지고 어두워지면 돌 위로 기어오른다.

대수리가 많이 나오는 날은 비 오려고 흐려진 날 저녁이다. 

대수리를 잡으려면 강물을 거슬러 올라오며 잡는다.

물 따라 내려가게 되면  출렁이는 물결에 다슬기가 떨어져 나가고 강눌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기 때문.

 

 

사진 윗쪽 팥대수리는 껍질이 매끄러운걸  말하는데 국물이 시퍼렇게 우러나와 쌉싸레한 맛이 일품,

아랫쪽 골대수리는 껍질에 골이 있는 것으로 모래나 얕은 물에 살아 국물이 진하지 않다.

 

 

1 잡은 대수리는 물에 담가 놓았다 사정없이  문질러 씼어 여러 차례 헹궈 소쿠리에 건져 놓는다.

2 된장 약간 풀어 팔팔 끓고 있는 물에 입을 내밀며 기어다니는 다슬기를 재빨리 집어넣는다.

3 삶은 대수리를 건져 굵은 것은 대수리탕에 넣고 잔 것은 먹는다.

4 국물을 잡고 조선간장과 왜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풋고추와 마늘을 다져 넣고 끓이다 부추나 호박 채썬 것을 넣는다.

 

귀한 손님 대접하는  다슬기 회.

 

1 대수리를 돌확에 간다.

2 간 것을 바가지로 퍼서 물을 붓고 쌀을 일듯 껍질과 알맹이를 고른다. 들은 위로 뜬다.
3 얼기미(채)에 부어 알맹이만 고른다. 

 여러 번 반복해서 골라낸 알맹이의  디딤(기어다닐 때 몸을 지탱하는 부위)의 껍질을 걸러낸다.

4 알맹이만 걸러진 대수리는 갖은 양념고추장에 식초와 매실청 넣고  부추와 함께 버무린다. 

 

                           손이 많이 가서 감사하며 먹어야할 요리.

 

 

요즘 공무원들이 부재지주 현황 파악을 하고있다.

아래 땅 맹지도  십년 째 버려둔 밭이라 공무원이 다녀갔다.

농사짓는 흉내 내려면 포크레인으로 나무 베어내고 밭갈이 해야하는데,

팬션 서사장이 장비 들어가지 못하게  원천 봉쇄 하겠다고  벼르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