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정리 하다 가죽 지갑을 발견했다.
발산동시절 수영 강습을 받던 박데레사 어머니께 받은 것이라
생각난 김에 전화를 했다.
그 번호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
연락할 방법을 찾을까 싶어 블로그 검색을 했다.
나하고 동갑인 그 분 작은 딸 전시장에서 만난 일이 있었기 때문.
2012 3.7 카톨릭회관 평화화랑 <오인숙타피스트리전 >
11년 전이다. 그해 연세가 89셨으니 올해 100세 되셨을 텐데.
뇌경색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어 전번이 바뀐 건 불길한 징조.
그동안 무심히 지낸 내 탓을 했다.
마흔 다섯에 척추수술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물이 무서워 기초반 3개월 만에 월반해서 데레사 어머니를 만났다,
그 양반은 내가 독일에 있는 작은 딸처럼 몸이 약하다고 마음 써주셨다.
그 양반은 O자 다리로 속도가 나지 않는데다 팔 돌리는 자세도 나빴다.
기초반에서 꿀은 덕에 시범 조교하던 내가 선생을 자처하고 나섰다.
우리는 등 밀어주고 냉면도 함께 먹는 사이로 6년 동안 수영동무로 지냈다.
내가 친정으로 이사 하면서 소식이 끊겼다.
친정 아버지와 남편 병수발하느라 나는 나대로 겨를이 없었고
그분은 내 전번이 적힌 수첩이 찢어져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고.
자식들에게 내가 보고싶다 하고 몸이 약하다고 걱정하셨다 한다
독일에서 귀국한 인숙씨가 우연히,
(명사들의 나눔 릴레이], 김향이 동화작가 )중앙일보 기사를 보았고
막내 아드님이 신문사에 연락해서 내 전번을 알아냈단다.
8년만에 작은 딸 전시장에서 만난 것.
그날 "만날 사람은 언제고 만난다 " 시며 좋아하셨는데.
큰 딸은 독문과 학장, 아들은 KBS 국장, 작은 딸은 섬유공예 작가
막내 아들은 한국 타이어 부서장이라 자식들이 어련히 잘 모실까 싶어 무심했다.
자식들 곁에서 편안히 영면하셨을 것이다.
다정한 분이니 천국에 계실 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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