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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기

1211회 2024 2월 판대리< 봄이 오나 봄>

멀리 가는 향기 2024. 2. 27. 21:07

2월 1일

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가 없을 거라더니 눈이 잦았다.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먼저 꽃을 피운 영춘화.

중국에서는 매화 수선화  산다화와 함께 설중 사우로 불린다.  

서양에서는 겨울 자스민으로 불린다. 

 

 

개나리와 비슷해서 혼동을 하지만  개나리는 꽃 잎이 4장. 영춘화는 6장.

개나리는 줄기가 곧추 서지만 영춘화는 아래로 뻗고 가지가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려 위로 자란다.

석축을 덮어  영춘화  노랑 폭포를 만들 생각.

2월 2일

아래녁에서 잘 자라는  목 백일홍을 심어 넣고  동해 입을까 노심초사 

부직포로 만든 옷을 입혔다.

 

2월 3일

아이들이 내려 와서  할머니가 잘 드시는  황후 수제 갈비를 대접했다.  

아름이가  잘 구운 고기를 잘게 잘라 드렸는데

평소 좋아하지 않던 소고기 육회에 게장까지 알뜰하게 드셨다. 

2월 4일

다음날  륭이 내외가  돼지 갈비 집으로 모셨는데

어머니는 양념 게장,  연어장, 새우장  두 접시를  맛있게 드셨다.

어머니 틀니가 완성 되지않아  잇몸으로 식사를 하시는 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륭이 부부는 날마다 걸어서 퇴근하며 체중 조절을 잘 하고 있어 대견하다.

2월 10일  정월 초하루

아버지 살아계셨을 때는 정초에 토정비결을 보시곤 했는데,

올해는 제발 일이 꼬이지 않아  건축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지난 11월 중순, 함은재 할머니 인터뷰 하고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병 없이 구십 넘게 사셨으니 가시는 길도 평탄하실 터. 

할머니 활짝 웃는 모습을 아드님에게 전했으니 잘 한일이다.

 

어머니도 병 나실세라 바짝 신경 쓰고 있다.

관목 장미 심은 곳에  무스카리, 수선화,  튤립  새순이 올라 오고 있었다.

 

비탈 정원의 낙엽 걷어내고 눈에 띄는  억새를  케기 시작 

 

땅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더니 어느새 콩가루처럼 부드러워졌다.

 '억새 요놈 꼼짝 마라!' 눈에 뜨이는대로 요절을 냈다.

 2- 3월 중에  올라 오는 잡초를 뿌리 채 뽑으면 한 여름에 풀 뽑는 고생이 준다는 것도 터득.

상사화가 고개를 내밀었다.

요맘 때 새순은 얼마나 대견하고 어여쁜지!

싹이 올라 오는대로 캐내서  통로 쪽으로 졸로리 옮겨 심는 중.

여름이면 상사화 꽃길을 즐길 수 있을 터.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벌써 정원 일을 하냐지만,

일년 열두달 끊이지 않는게 정원일이다.

 

한 해 두해 경험이 쌓이다 보니 월 별로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겠다.

내 경험을 정리해서 < 열 두달 꽃놀이> 라는 가드닝 책을 묶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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