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쿠보 레이의 꼼 데가르송(소년처럼의 프랑스어)은 동양적 아방가르드(전위)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다.
'세계 패션계는 가와쿠보 레이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할 정도.
그녀가 만든 옷은 성의 구분도 없고 상식의 한계도 뛰어 넘는다.
상복같은 옷,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스웨터, 안과 겉이 뒤바뀐옷. 넝마처럼 너널너덜 헤진 옷...
헤체주의로 표현되기도 하는 그녀의 옷은 일본 전통의 미의식 '와비사비'에 있다.
불완전하며 거친 상태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말이다.
서구에 없던 일본의 전통적인 가치가 비싼 값에 팔려나가는 것이다.
동양인 체형에 맞춰 제작한 불편한 옷을 서양인들이 입는 아이러니.
일본 빈티지 셀렉트숍을 운영하는 이(향기 인맥은 직종이 아-주 다양하다.^^)가
나 밖에 그 누구도 소화할수 없는 옷이 왔다며 다녀가라고 했다. 꼼데가르송 스타일의 블랙 원피스였다.
안과 겉이 뒤바뀐 블랙 원피스의 밑단은 일부러 구멍을 내 커튼처럼 축축 늘어졌다.
10년만 젊었어도 그대로 입겠지만.... 나이값 하려고 리폼을 시작했다.
굵은 레인보우 퀼트사로 변형 Y 자 스티치를 이중으로 수놓아 겉박음질을 단정하게 정리했다.
다 해놓고보니 몬드리안 그림 같이 개성이 있다.
이렇게 나만의 명품이 만들어졌다.ㅎㅎ
"어느 세계나 같다. 다른 이들과 같은 것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다른 것을 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녀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던진 이 말은 내 생각과 같다. 원고를 쓰든 ,요리를 하든, 옷을 짓든 ,여행을 하든 ....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내 삶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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