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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밥상

394회 방문객

멀리 가는 향기 2013. 2. 19. 20:38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월의 손님다과상에는 곶감이 제격이다.


곶감 꽃오림은 폐백 음식의 하나.

 

 

89년  KBS에서 '제1회 으뜸주부를 찻습니다'라는 공고가 나왔다.

방송을 보던 승환이가 우리 엄마가 나가야 된다고 부추기고  승환이 담임이랑 교장선생님도 추천을 했다.

방송국의 암행 감사도 에선대회도 통과 했다.

 

각도에서 뽑혀온 본선 참가자들이 일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때 전주대표로 오신 분이 폐백음식을 선보였다.

 

 처음 본 오징어 오림과 곶감 오림에 반해서  그 뒤로 혼자 궁리하면서 종종 만들었다.

 

그리하야 아름이 결혼 때 폐백음식을 직접 만들었다.

<구절판>

기존의 구절판과 다르게 셋팅을 했다. 나름대로 음식 궁합을 따지고 색상을 맞춰 기품있게 만들려 애썼다.

(승환이가 하필 흑백 필름으로 찍어서 우아한 색상을 볼수없다.)

 

<육포고임>

 

쇠고기를 양념해서 채반에 말리고 인삼과 은행으로 장식을 했다.

 

<밤 대추 고임>

 

잣을 끼운 대추를 실에 꿰어서 이쑤시게로 고정하면서 쌓아올리고 밤을 채웠다.

하단과 상단에 곶감 꽃오림으로 장식하고 군데군데 오징어 꽃 장식을 .중앙에 잣을 끼운 솔잎으로 치장했다.

 

정성과 잔 손질이 들어가는  폐백음식을 겁도 없이 만드느라 결혼식 당일 새벽까지 고생을 했다. 

딸이 하나니까 멍정이지 두 번 다시 못할 일이다.

 

 

 

시어머님 한복을 버리지 않고 두었다가  정월에 입는 일복을 만들었다.

일 할 때 거추장스럽지 않게 소매선을 좁게 줄이고 소매기장이 짧아 다른 천으로 덧댔다.

걸리적거리는 옷고름은 떼어내고 매듭단추를 달았다.

동정은 인조견으로 만들어 아예 고정 시켰다.

키가 작으시니 치마 기장은 통치마로 만들기에 맞춤했다.

 

 

 음식 얼룩이 묻어도 티나지 않는 색이다 보니 칙칙해 보일수도 있겠다 싶어 꽃과 나비 자수 패치를 사다 붙였다.

패치 하나 색상 맞춰 달았을 뿐인데 분위기가 달라졌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 이것이 평소 내 소신이다.

내 손끝 하나 바지런하게 움직여 주변이 아름다워진다면  보시나 다름없다.

 2%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이고 생활의 활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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