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오후 어린이 문화 연대 강당에서 <꿈꾸는 몽고 소녀 체체크> 출판기념 모임이 있었다.
오전에 강연이 있어 화성 내려가는 중에 첫눈이 내렸다.
저녁 때 망원역에서 칼바람 맞으며 마을버스를 기다리다 ' 일이 생겨 참석 못한다'는 메세지들을 받았다.
김윤식 시흥 시장님께서 보낸 꽃바구니가 가장 먼저 반겨 주었고,
경성고등학교 이하영 선생이 꽃배달 왔다며 나타났다. 타이빼이에서 증소금 선생이 보낸 꽃바구니 였다.
이하영 선생이 <라인>을 접속해서,
21일 대만으로 여행간 아들 내외가 증소금선생과 만날 수 있도록 통역한 내용을 보여 주었다.
22일, 아들 내외는 증소금 선생 댁에서 환대를 받았고,
코스요리로 진수성찬을 대접 받았다고 자랑했다.
마지막 날 증선생이 호텔로 찾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야시장으로 갔었고. 이 날도 포식을 하고 선물도 한 꾸러미 받았단다.
1970년 남동생 모교 왕교장 선생님 주선으로 증소금 선생과 인연이 시작 되었다. 그동안 서신을 주고 받다가
1988년 동남아 여행중에 타이뻬이 호텔에서 첫대면을 했는데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저렇게 필담을 하다가
증 선생이 한국 유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집에 초대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 했고 그날 밤 대접을 잘 받았다.
그 다음 해 증 선생의 한국 방문 이후 잦은 만남이 있었다.
우리가 45년간 인연을 이어 온 것은 증선생의 변함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 씨 때문이었다.
멍석을 깔이준 이주영 선생이 진행을 맡았다.
책이 출간 되면 작가가 축하를 받는 게 아니라 책이 축하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이번 모임의 취지를 말했다.
웅진 주니어 편집자 주수진씨와 화가 백대승씨를 소개했다.
백대승씨가 작업한 PDF 파일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느라 각고의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말달리기 경주 장면은 장관이었다. 그도 이번 작업을 통해 성취감을 느꼈을 터였다.
나는 두번의 몽골 봉사활동 경험을 토대로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비룡소><꿈꾸는 몽골 소녀 체체크/ 웅진주니어>를 출간했다.
몽골 봉사 활동 이야기를 나누고
꿈틀이 박우진 씨가 작사 작곡한 <체체크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주영 선생은 '툭툭 털고 일어나 . 얼거멀 ! "하는 대목에서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책속의 보석 같은 문장을 찾아 낭송하는 순서가 되었다.
어린이문화 진흥회 송재찬 회장님은 내가 계몽문학상으로 등단 할 때 심사를 한 인연이 있다.
송재찬 선생이 체체크 아버지 역을 최은영 작가가 체체크 역을 맡아 낭송을 했다.
아버지는 축사 울타리 걸고리를 살펴보고 단단히 조였다.
“아버지, 한 번만 용서해 주고. 다음에 또 그러면…….”
체체크가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모든 사고는 아주 작은 일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거야. 가장의 입장에서 나중에 일어날 큰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왜 미리부터 걱정해요?”
체체크가 따지고 들자 아버지가 빽 소리를 질렀다.
“학교 안 가니!”
송재찬 선생의 구수하고 우렁찬 낭송 솜씨는 대단했다. 성우 뺨 칠 정도.
내가 최은영을 아끼고 좋아하는 것은 그녀가 바지런한 작가라는 것도 한 몫 하지만
드러내지 않고 말 없이 솔선수범을 하는 마음씨가 더 예뻐서이다.
<먹다 먹힌 호랑이/한림>를 쓴 강벼리 작가가 "김향이 선생님이 좋아서 왔다"고 했다.
노원문고 책 읽어주기 행사 때 만나고 두번 째 만남이라 나도 놀랐다.
안면 인식 장애가 있는 내게 강벼리란 작가가 확실히 각인 되었다.
박지은 비룡소 편집장은 자신이 편집한 <맹공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의 인상적인 문장
"태어났으면 꽃은 피워야지. 그것이 아름다움이야" 를 이야기하면서 맹꽁이... 짝이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홍은 씨는 내년에 출간 될 <그날 밤 인형의 집에서>를 작업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내년 5월 문화체육 관광부 주관으로 세종시에서 인형전을 열게되었다고 미리 알려주었다.
“꽃들은 자신을 더 향기롭고 더 아름답게 가꾸어 벌과 나비를 불러 모은단다.
꽃들을 몸부림치게 하는 거센 바람이 꽃들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셈이지.”
<향기통신>으로 출판기념회 소식을 접한 두 신사 가 라인으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깜짝쇼를 중비했단다.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준 이하영 선생의 번역문장도 압권이다.
19살에 만난 청춘들이 반백이 되었다. 오랜 벗은 빈티지 와인 빛깔처럼 그윽하고 아름답다.
행사 사진을 찍던 김태호 작가도 불려 나왔다.
최근 첫 창작집 <네모 돼지/ 창비> 를 출간했는데
동물들의 눈에 비친 이상하고 낯선 인간 세계를 과감한 상상력으로 빚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선이 굵은 남자 작가들의 활동이 절실한 시기에 걸출한 작가가 등장한 셈이다.
<체체크의 노래>를 만든 박우진 씨에게 감사 선물을 전하고.
추운 날씨에 가장 먼 걸음을 해준 고마운 사람에게 주려고 만든 퀼트 가방은 최은순 작가가 차지하게 되었다.
나를 만난 인연으로 동화작가가 된 그녀,
처음 만났을 때 그녀 가슴에 뜨거운 활화산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고
그녀가 '정성의 결과'가 얼마나 값진지 알기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송정희 국장이 "선생님 인기가 많아 많이 오시면 어쩌죠? " 하고 장소가 비좁은 것을 걱정하더니,
박 아무개가 "계몽 문학회 패밀리만 와도 꽉 찰 텐데 저는 눈도장 안 찍어도 돼죠?" 하더니 한 명도 참석 못했다.
칼 바람 맞으며 먼 걸음 해주신 분들은 물론이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마음으로 함께 해준 그림자 같은 벗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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