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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889회 다시, 봄

멀리 가는 향기 2018. 4. 24. 10:30



3월 7일  클레마티스 만개

클레마티스가 서둘러 봄맞이를 했다.

 

3/13  섬강

월송리 봄은 강물 따라 흘러 온다.


흘러오고 흘러가고 세월은 무심히 오고 간다.


3/15  시내버스 차창으로  봄햇살

 오전 9시 55분 버스는 병원 가시는 어르신들로 가득.



3/26  원주세브란스. 

병원에서 도서전을 하기에 <명화와 수다떨기> 2권을  사왔더니  엄니도  한 권을 들고 열독 중.

 


4/2  나무심기

비타민 , 칼슘, 채리 , 살구, 사과, 피칸, 포포. 복숭아, 자두, 매실, 오미자, 왕대추......


4/8  판대리  집지을 터.

찔레나무 군락지를 칡이 뒤덮었다. 칡덩굴 걷어내고  칡뿌리 찾아서 근사미를 주사할 계획

산딸기나무, 쑥도 애물단지. 


4/11 튤립.

지난헤 10월  옮겨심은 튤립이 첫 봉우리를 터트리다.  이시경 생각.


모판에 꽃씨 뿌리고 이름표 달아줬는데 강아지들이 물어 뜯다.


4/12 닭장  페인트칠.



동생이 프라스틱 빠레트와 나무토막으로 지은 재활용닭장에 페인트칠로 꽃단장.




4/13 엄니와 개순이

열시 쯤 일어나신 엄니는 잠옷바람에 나와  앞 산 꽃 구경 하시며  자작곡 노래 .  "앞산에에 - 진달래 피어 좋구나아 좋아아...........



4/14  언덕배기 

쏙대 뽑아내고 호박씨 묻기




4/16 간현 농업지도소 에서 EM 미생물 받아오기 . 

땅이 건강하면  작물이 병충해를 견디니 농약을 칠 일도 없다.

꽃밭과 닭장에 물과 희석해서 살포.


4/17  목욕탕 행차.

"개순아아, 개돌아, 집 잘보고 있어라잉."

엄니 말에 '뭔 소리야?' 개돌이가 뚫어지게 쳐다보며 고개를 꺄우뚱.갸우뚱.

우리는  그 모습에 박장대소.

 그런데,

이넘들이 우리가 외출한 사이

꽃밭을 마구 짓밟고 뛰어다녀 듈립 모가지를 댕강댕강.  영국장미는 뿌리 째 뽑아 내던지고 신나게 놀았다. 어흑.......


4/18  호암바위.

소나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둔 바베큐 살림 수거.


바위에 뿌리내린  말발도리가 신통방통 해서 눈길 한 번 더 주고



4/20  한의원  행차.

엄니랑 작은 엄니는 뜸뜨고 침맞고 안마기에 누워 저리고 시린 몸을 푸신다.



한의원에서 나와 시장 구경을 시켜 드렸다.


만원 짜리 싸구려 신발을 고르는데도  심사숙고.


바지가 12000원 이라는 말에 바싸다며 잡았던 바지를  내려 놓는 엄니.

"맘에 들면 사요. 싸구만."

"니 돈 많이 써서 안돼.'

"그럼 하영이가 준 용돈으로 사요."

" 눈 빠지게 일해서  번 돈  쓰면 돼간디."

결국 5000원 짜리 바지 2개로 낙찰.


나는 엄니랑 쇼핑 할 때마다 속이 아프다.

당신을 위해 쓰는 돈은 자린고비 보다 더 아낀다.

내가 메이커 옷을 사다드리면 당신 눈에 안들어 퇴짜. 모시고 나오면  싸구려만 찾아서............



저녁 때  식당 강사장 손녀 지율이가 왔다. 요녀석이 날마다 우리 집에 꼬꼬닭보러 가자고 조른단다.

강아지도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겠다고 온 몸으로 모션을 보이며 사정한단다.


 "죽기전에 증손자를 보고 가야 하는디..........." 날마다 주문 외우시는 엄니는 이 아이 재롱에 살살 녹는다.



아직 '할머니' 소리를 못하는 지율이는 '꼬꼬' 할머니가  지팡이 짚는 시늉을 하며 논다.


엊그제 식당에서 마을 어르신 서른 여덟분께 삼계탕을 대접한 날이었다.

엄니는 삼계탕을 안 좋아하셔서  젓가락으로 몇 점 드시는 둥 마시는 둥 하셨다고.  

21개월 짜리 지율이가 그런  엄니 모습을 보고는

써빙으로 바쁜 저희 엄마에게 숟가락 달라는 표현을 온 몸으로 하고 숟가락을 얻어와서는

우리 엄니에게 내밀며 "맘마  맘마 ..." 하더라고.

숟가락 없어서  삼계탕을 못 드시는 줄 알고 숟가락 가져다 주고 많이 먹으라고 표현한 아이.


엄마 아빠 소리만 겨우 하는 아이가 자기 의사 표현을 온 몸으로 해내는 걸 보면  신통하다 못해  놀랍다.

아이는 온 마을 사람들이 키운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지율이를 보면서 깨닫는다.



4/22 인천 올림프스호텔  새얼 백일장 심사






아이들의 글은 꾸밈이 없어 솔직 담백하다. 

 적나라한 어른들 행동을 읽다가  웃음이 터졌다.

" 장려상 줍시다. 장려상은 책에 실리지 않으니."

"이 녀석 웹툰 작가 소질이 있네. 참방으로 올려 줍시다."

이 아이 부모가 읽으면  난감할 상황이라 의견이 분분,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그래서 부모 노릇이 어려운 거다.


봄날은 이러저러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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