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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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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시

우리 엄니 덕치댁

멀리 가는 향기 2020. 2. 1. 10:29

 

우리 엄니 덕치댁

 

 

당신이 나고 자란 땅이 세상의 전부인줄 안다.

늘 먹던 음식만 먹고

늘 입던 옷만 입고

서울물 먹었어도 여전히 촌사람이다.

 

 

남편이  제일 잘난 줄 알고 살다

시앗에게 빼앗겨 피눈물로 살았다.

의지가지없이 자식 다섯 먹여 살리느라

멍에를 걸머 진 황소처럼 살아냈다.

 

 

세상에 믿을 것은 오직 자신의 몸둥이 뿐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아 쥔 손 오그려 쥐고 그렇게 한 세월 살아냈다.

 

 

아직도 가슴에 시새움 남아

나 죽으면 지팡이 꼭 묻어주라이.

그년 만나면 후두러 패주게

세상살이 어려움 다 지나갔어도

그 설움 떨쳐내지 못하는 가여운 덕치댁.

 

 

 

 

방금 했던 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묻고 또 묻는 어머니

여덟살 아이가 된 어머니가 바다를 보고 함박 웃음을 웃었다.

어머니는 자동차를 타자마자 바다를 본 기억도 잊고 자꾸 어딜 가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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