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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기

1056회 게비온 계단 공사

멀리 가는 향기 2021. 5. 9. 07:55

작가들은 원고를 수도 없이 고친다. 

출판사에 넘기고 나서도 여러번 퇴고를 한다. 

남들은  일단 원고를 완성하고  퇴고를 하는데, 나는 쓰는 동안에도 퇴고를 하느라 진을 뺀다. 

고칠 수록 작품이 좋아져 고생한 보람이 있기 때문디.

인형도, 바느질도  맘에 안들면 뜯어 고치기 일수.

고치지 않으면  그 부분이 찜찜하게 거슬려 눈엣가시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 판대리 작업은  퇴고 작업을 하는 셈이다.

집을 짓고나서 후회하는 일이 적도록 요모조모 살피는 중.

 

진입로를 넓히면서 건물 앞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포크레인 기사가  나동 진입로 석축을 내어쌓고 

다동 쪽 석축도 내어 쌓았다.

동생이 바베큐 화덕에  로망이 있어 비워 놓은  게비온 공간은

안전과 편리성을  위해 계단을 만들기로 하고 거푸집 준비.

 

게비온 헐어내면서 나온 흙은 석축 옮긴 곳에 채웠다.

(흙이 남아도 모자라도 다 돈이 든다)  

건물 앞쪽으로 트럭도 다닐 수있는 공간이 확보 되었다.

계단 거푸집도 완성 되어서  레미콘이 두차가  왔다.

 

포크레인으로  레미콘에 싣고 온 시멘트를 받아 

거푸집에 쏟아부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 거푸집 아랫쪽이 배가 나온 것이다.

레미콘 새워두고 인부들이  고정작업하느라  애를 썼다.

육십대  인부 셋이 힘을 못 쓰니  사십대 인부가 종횡무진 애를 썼다.

 

 

겨우 수습을 하고 다동 게비온 첨단에 시멘트를 쏟아부었다.

근래들어 가장 고생스러운 작업이었다.

 

인력 사무실 사장이 진이 빠져서

"오늘 밤은 사모님이 주신 이불 덮고 마누리 꼭 안고 자야겠어요."

그 말을 하는데 어찌나 짠하던지.

동생이 인부들 회식비를 줬다고 했다.

 

평지에 집을 지으면 하지 않아도 될 토목 공사로 돈과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나중에 경사지에 집을 지은 대단한 프리미엄을 누리게 될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이 탁트인 배산임수 경관이다. 

그 경관으로 인한 부수적인 헤택은 양 손가락으로 꼽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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