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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밥상

1210회 인지기능 장애

멀리 가는 향기 2024. 2. 24. 08:16

 

 2013년 10월 21일,  

엄니에게 인지장애가 생겼다는 걸 눈치 채고

보건소 정신건강 증진센터에서  정밀검사 예약 할 때였다.

엄니 보다 한 살 많은 큰 시누님의 전화를 받고. 

<우리 시 우리 노래 > 공연 보러 세종문화 회관으로 갔다.

(향기 60. 서명숙 시누님 82세)

 

시누님은  사업체 운영하고 대학동문회장으로 활동하시던 때고,

엄니는 그 연세에 집안 일 외에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쿠아로빅을 함께 다니자 해도 수영복 입는 게 부끄러워 마다셨고.

취미생활은  언감생심.

나이들어서도  온 종일 혼자 지내다 자식들 귀가만 기다리셨을  

어머니  외로움과  쓸쓸함이 병이 될 줄은 몰랐다.

그날  귀가길에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엄니를 붙들고 동시 집 베껴 쓰고 책 읽기를 시작 했지만 ,

이 핑계 저 핑계로 뒷 산에 나물 뜯으러 가셨다.

원주로 이사 오던 날 저녁, 

이삿짐 센터 사람들  밥먹이는데  엄니는 속상해서 식사를 안 하셨다.

"왜 시골로 이사를 와?"

주거지와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게 인지 장애에 큰 데미지가 되는 줄 몰랐으니 , 

사회성 없는 엄니 성격 탓이라 여겼다.

1월 29일부터 원주 간호 학원에 다니고 있다.

동화세상 세미나 때 이선희가 조언을 했고 선안나 백미숙이 권유했었다.

요양 보호사 자격 증이 있는  순이 씨가 엄니를 돌봐 주기로 해서  실행에 옮긴 것.

 

아침 아홉시부터  8시간  앉아서 듣는 수업이 허리에 무리지만

수강 생 6명의 왕언니로  강사와 눈 맞추며   1:1 수업을  듣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 보험은 세계 최고 수준.

우리가 내는 건강 보함료에  노인 장기 요양 보험료도  포함 되었다.

65세 이상 노인이 치매 등급을 받거나,

65세 미만도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혜택을 받는다.

 

뇌졸증으로 편마비가 있는 환자  옷 갈아 입히는 실습도 했다.

시어머니, 남편, 아버지 간병을 했으니 실습 점수는 우등생.

알츠하이머 수업을 받으며  우리를 힘들게 했던 어머니 행동이 

'석양 증후군' 이라는 것도 알았다.

해가 지면 불안하고 초조해서 "집에 가자"'고 소리치신 것을  몰랐다.

동생이나 내가 곁에 없으면 자꾸 전화 하라고 성화인 까닭도 알았다.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동생에게 엄니의 증세를  '작화증'이라 설명하는데 .

엄니의 행동을 병으로 인정하고 나니 내 마음이 편해졌다.

좀 더 일찍 배웠더라면  엄니 옹호자 노릇을 했을 터인데...

 요즘엔 저녁밥도 해 놓고 설거지도 도와주는 엄니

몸이 고단해도 엄니의 저녁시간이 불안하지 않게  말벗이 되어 준다.

별을 그리다가 문어다리를 그렸다며 파안대소하는 엄니 때문에  함께 웃는다.

 

엄니께 책을 보낸 후배들이 쓴 편지를 읽고 또 읽는 어머니. 

누군데 고맙게 책을 보내 주냐고 묻고 또 묻는 어머니.

 

어제는 학원에 다닐 수있게 도움을 준 지인들과 저녁을 먹었다.

엄니가 식욕이 좋아 건강을 지키는 것도 참말 다행이다.

 

우리가 나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 걸리는 노인성 질환은 많기도 하다.

 

소화기계 (위염 위궤양 위암 대장암)

호흡기계 (인플루엔자 기관지염 폐렴, 천식,폐결핵)

심혈관계 ( 고혈압 동백경화증 심부전)

근골격계 (퇴행성 관절염, 골다공증, 고관절,  골절) 

비뇨생식기계 (요실금, 전립선, 비대증 )

피부계 (대상포진, 피부 건조증)

신경 감각기계 (녹내장 백내장,난청)

내분비계 (당뇨)

심리, 정신계 (우울증, 치매 뇌졸증, 파킨슨 병)

 

 수업을 받으면서 "포크로 제 무덤을 판다"는 서양 속담을 떠올리곤 했다.

나이 들면 뇌 건강을 위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악기를 배우는 것도  이롭다 한다.

 

엄니의 병이 더 깊어지지 않고 지금 이 정도에서 멈추도록 애쓰는 중이다.

엄니가  남의 손 빌리지 않고 자식들 품에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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