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호 연애편지 연애편지 사는 일이 바빠 하늘 바라보는 일을 잊었더니 하늘에 계신 낭군이 연애편지를 보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 소 날 좀 보 소 겨울에 애용하는 손뜨게 장갑. 빨면 빨 수록 포실해지는 것이 북유럽 털실은 품질이 좋다. 예쁜 장갑을 낄 때마다 고맙게 떠오르는 아주머니가 있다. 바로.. 내 마음의시 2012.12.05
335호 나이가 시를 쓴다 말에게 말을 걸어보니 말이없다 그냥 풀이나 뜯자한다 성산포 바다에서 한 여인이 한참을 바다만 바라보다 돗자리를 편다 막걸리와 포를 놓고선 또 한참을 말이 없다 사랑했던 이와 대화하던 사이를 파도가 끼어든다. '''''''''''''''''''''''''''''''''''''''''''' 남동생이 제주도에 일 때문에 내려.. 내 마음의시 2012.09.09
283호 forget-me-not "이쁜아!" 그리 불러주는 이는 남편 뿐인데 분명히 들었다. 그 목소리. 돌아보니 운전대 잡은 남동생과 나, 둘 뿐 '꿈결이었고나.' 차창 밖 아카시 꽃초롱 늘어졌는데 forget-me-not 그가 꿈길로 다녀간 것이리. "그러고보니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네." 뜬금없이 읊조리는 내 말을 무심하게 남동.. 내 마음의시 2012.05.15
254 하늘바라기-2 하늘바라기 -2 하늘이 눈에 들어오기시작했다. 그곳에 수호천사를 모신 다음부터일 것이다. 땅위의 아름다움만 찾던 눈길이 저멀리 손 닿지 않는 곳도 아름답다는 걸 알았다. 그리움이란 원래 멀리있는 것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도 성마르지 않는 것 나 어느 하늘아래 있어도 비 내리는 쓸.. 내 마음의시 2012.02.24
212호 은행나무 길 뉘 오시려나 어느 고운 님의 행차기에 황금가지 나려들고 반기는가? 황금주단 사뿐히 즈려 밟고 호사로이 오실 이 마중나온 길 이제 오시려나 저제 오시려나 두리번 두리번 가슴 셀레는 은행나무 길 가을 속에 쉬다 /윌리엄 아돌프 부게로(1865-68) 이번 향기통신은 캄보디아, 프랑.. 내 마음의시 2011.11.05
편지 잠깐, 두 눈 감으시고 제 옷자락 잡고 가만가만 뒤따라오셔요. 들리나요? 나무들이 몸 부비며 노래 부르는 소리가 이제 실눈 뜨셔도 돼요. 고개를 살짝 치켜드세요. 저 하늘 다 가지세요. 그대로 앉으세요. 사방 팔방 다 둘러 보셔요. 이쁜 꽃은 덤으로 가슴에 안겨 드릴게요. 내 마음의시 2011.10.18
205호 하늘바라기 하늘과 땅 당신과 나의 별리 당신 훌훌 빈 몸으로 떠났건만 내 곁에 두고 간 마음이 많아 하늘 까마득히 물러앉으면 내마음 까치발로 다가가는 하늘바라기 내 마음의시 2011.10.18
서서방 서 서방 엄니 꿈에 처음으로 서 서방이 찾아왔단다. 썩을 놈의 영감은 사흘거리 찾아와서 속을 뒤집어 놓는데. 서서방하고 부르니 예-에 생시처럼 대답하고 올라와서 엄니가 타준 다방커피를 달게 마시더란다. 엊그저께 서서방은 딸내미 낮잠을 깨워 가스불에 올려놓은 행주가 새카맣게 .. 내 마음의시 2011.03.20
152호 그의 사진 「그의 사진」 나희덕 그가 쏟아놓고 간 물이 마르기 위해서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 속의 눈동자는 변함없이 웃고 있지만 실은 남아있는 물기를 거두어들이는 중이다 물기를 빨아들이는 그림자처럼 그의 사진은 그보다 집을 잘 지킨다 사진의 배웅을 받으며 나갔다 .. 내 마음의시 2011.02.15
[스크랩] ............... 아버지는 어머니의 공자님이고 부처님이고 예수님이시다. 사십년 세월 시앗 꼴을 보며 밤을 낮 삼아 눈물과 한숨으로 지새운 어머니 어머니 당신 설움도 버거운데 다섯 자식들이 짐 지워 준 멍에를 짊어지고 어머니 가슴은 숯 검댕이 다 되었다. 인생살이 쓴맛 다 보신 칠십의 어머니가 .. 내 마음의시 201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