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가 招魂歌 이 토록 아리따운 봄날 꽃가지 꺾어들고 임을 부르오. 오시는 걸음걸음 꽃눈으로 반기리다. 우리 서로 말로는 다 하지못할 마음을 그대는 생시인양 어여삐 받아주오 . 꽃들도 눈을 감고 새들도 우짖지 않아 바람도 숨을 죽이네. 천지간의 이 적막한 고요 우리 함께 나눈 염화시중. 내 마음의시 2014.04.26
510회 그리운 것은 모두 하늘에 있다 그리운 것은 모두 하늘에 있다 결혼식 하객으로 온 식당에서 망고스틴을 까먹다가 울컥 목이 메었다. 밥 대신 망고스틴 한 바구니를 까먹는 아내에게 "그렇게 맛있어?" 묻던 그. 쉰 다섯 생애 마지막 여행지가 된 발리의 하루가 영화처럼 돌아간다. 달달한 과육을 꾸역꾸역 밀어넣어 겨우겨우 눈물을 삼켰다. 그리운 것은 모두 하늘에 있다. 내 마음의시 2014.02.26
475회 나무엄마 나무 엄마 -결혼을 앞둔 아들에게 나무는 눈부신 햇살로 도토리를 품어 엄마가 되었다 도토리에 깍정이 모자를 씌워 억수 비바람 타는 목마름을 견디게 했다. 나무엄마가 도토리를 품에서 떼어낼 때가 되었다. "잘 가라. 아가야. 네 스스로 뿌리 뻗고 살아내야 한다." 나무엄마는 도토리가 안쓰럽고 애달픈 나머지 햇살로 물들여 만든 어여쁜 이불을 한 잎 두 잎 날려 보내 감싸주었다. 나무 엄마는 시나브로 제 가진 것 다 내어주고 칼바람 눈보라를 견딜 것이다. 벌거숭이가 된 나무엄마가 행복한 것은 도토리를 품었던 때의 기쁨은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가을이 저토록 활활 타오르는 것은 젊은 날 치기로 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들을 뒤늦게 온 몸으로 느끼는 까닭이다. 내 마음의시 2013.11.03
399회 봄마중 봄마중 밭둑에 납작 엎드려 겨울을 난 냉이는 변변한 바람막이없이 맨 몸으로 겨울을 나고 모가지 꼿꼿이 처들고 꽃봉오리 터트렸다 도심의 온갖 소음 밤낮으로 견디고 벌거숭이로 겨울을 보낸 키 큰 가로수도 푸릇푸릇 잎눈 틔우고 거들먹거린다. 가로수 우둠지 허술한 둥지에서 눈보라 견뎌낸 까치도 날갯짓하며 목청 높인다 꽃이, 나무가 ,벌레와 새들이 봄마중으로 신바람 내는 건 누구보다 당당하고 굳세게 견뎌온 것이 스스로 대견해서다. ......................................................... 5일, 7일 연달아 문상을 다녔다. 아직도 나는 장례식장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꽃샘추위에 어른신들이 적응을 못한 탓이리. 변덕스런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기를...... 내 마음의시 2013.03.07
397 도둑놈 심보 도둑놈 심보 “돈 많은 여자 만나기도 어렵고......” 지하철에서 중년 사내 둘이 흘리고 간 말은 그들의 남루한 옷차림보다 더 공허하다. 돈많은 남자 만나 팔자 고치려는 여자나 돈 많은 여자 덕에 놀고 먹으려는 남자나 피장파장 도둑놈 심보. 행복한 인생은 남의 덕에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덕을 베풀며 살아야 한다. 남의 덕에 사는 인생은 비굴해도. 덕을 베푼 생은 가난해도 남 부러울 것 없이 당당 하다. 내 마음의시 2013.03.03
391회 춘설 춘설 죽었다 깨나도 그 솜씨를 따를 자 없다. 그 누구도 대적 못한다 가늠할 수없는 초대형 화폭, 저 섬세한 붓터치 저 완벽한 채색 그야말로 하느님 솜씨. 내 마음의시 2013.02.06
해님은 해님이 하는 일 해님은 높고 낮은데 가리지 않고 찾아갑니다. 해님이 하는 가장 귀한 일은 어둡고 차가운 땅 속에 묻힌 씨앗 한 톨 , 보듬어 마침내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일입니다. 내 마음의시 2013.02.03
389회 시집 나 하나 꽃 피어 인터넷 최다 검색 詩「나 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 피어」가 대통령 후보, 입법부 수장, CEO, 금융인, 지자체 수장, 각급단체장, 공무원, 회사원, 일반인,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인용하고 암송하는 시 변형된 제목 「나 하나 꽃 피어」로 더 많이 검색되는 시 사이트 검색명 .. 내 마음의시 2013.01.28
385회 민현숙을 보내고 -민현숙 시인의 영면을 빕니다 해님이 가는 곳 가시나무라 해서 햇살이 피해가는 것 보았니? 보잘 것 없는 풀 위에 눈곱만한 꽃이 핀다고 눈곱만한 해가 드는 것 보았니? 썩은 물 쏱아지는 하수구 옆에 이마를 찡그린 시궁쥐를 언제 또 본 것일까? 쏟살같이 달려가 젖은 발 감싸 안는 .. 내 마음의시 201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