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호 사랑의 유통기한 사랑의 유통기한 이미 나이든 여자들은 안다. 사랑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애인이 아내가 되면 가족이 되는거라 피끓는 사랑 대신 끈끈한 정으로 사는 게지. 남자들 사랑이란 원래 양은 냄비 같아서 쉬 뜨거워졌다 쉬 식는다는 거 잊지마라. 그렇더라도 낙담은 마라. 그을리고 찌그러진.. 내 마음의시 2015.02.05
603호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음력 생일은 초파일. 양력 생일은 노동절이라 생일이 공휴일이었던 남자. 하필 발인 날이 성탄이라 하루를 더 머물다 갔다. 부디 잊지 말라고 오는 날 가는 날 표지게 해놨는 갑다. 사람이 들고 난 자리는 떠난 뒤에 애달픈데 하물.. 내 마음의시 2014.12.24
[스크랩] forget-me-not "이쁜아!" 그리 불러주는 이는 남편 뿐인데 분명히 들었다. 그 목소리. 돌아보니 운전대 잡은 남동생과 나, 둘 뿐 '꿈결이었고나.' 차창 밖 아카시 꽃초롱 늘어졌는데 forget-me-not 그가 꿈길로 다녀간 것이리. "그러고보니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네." 뜬금없이 읊조리는 내 말을 무심하게 남동.. 내 마음의시 2014.12.11
574호 내 인생의 주연 나는 배우다. 내 인생의 주연이다. 상대배우 '그'는 중도 하차 해버렸고 '그"와 만든 합작품들도 각자 주연을 맡아 떠나갔다. 인생은 연습무대 없이 초연으로 끝이 난다. 힘들고 벅차다고 배역을 그만 둘수도 없는 무대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멋진 인생을 살아보여야 한다. 흥행의 성패는 .. 내 마음의시 2014.09.03
흐르는 강물처럼 강물을 만만히 볼 일 아니다. 단단한 바위너설에 새겨놓은 강물의 발자취를 보라. 세월도 무심히 흘러간 것은 아니다. 인생살이 희로애락 가슴에 아로새겨 수 놓았다. 내 마음의시 2014.09.01
545호 선거 선거 밀어내기와 굳히기 비열한 네거티브 공방전. 4년마다 끝임없이 되풀이 되는 도돌이표. 뒤집기 한판승에 정책은 뿌리내릴 새 없이 갈아엎는 밭이 된다. 높은 자리 차지하면 제 식솔 건사하느라 말짱 도루묵이더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보는 순간 70년대 유행했던 .. 내 마음의시 2014.06.04
544호 풀은 풀은 풀은 아무데나 나고 자란다. 볕 안들고 뿌리 뻗기 옹색한 곳에서도 산다. 흔하디 흔한 게 풀이다. 풀은 바람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사나운 빗줄기도 견뎌낸다. 발길에 채여도 일어서고 뿌리 째 뽑혀 던져져도 산다. 힘없고 하찮고 흔하디 흔한 풀이 함부로 목숨을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줄기차게 살아내는 것은 세상에 태어난 목숨값 때문이다. 내 마음의시 2014.06.01
539호 아카시꽃 아까시 꽃 때 아닌 오월에 날리는 눈 온 산이 흑하네! * 흑하다 = 하얗다 체크무늬는 직선들이 교차되고 연결된 것이 정렬된 느낌이라 별로 땡기지 않는 무늬였다. 그런데 깅엄체크의 하늘색과 보라가 묘하게 어울렸다. 16폭으로 절개된 플레어 스커트는 기장도 길어 그야말로 계단청소를 .. 내 마음의시 2014.05.21
546호 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다 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다 물리치료실 칸막이 사이로 환자들이 나란히 누웠다. 공차다 발목을 삐끗한 아이부터 무릎 아프고 허리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온 몸 여기저기 아픈 환자들이 들고나는 동안 환자들의 속사정도 엿듣게 된다. "내가 웃고 떠드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래. 교통사고로 남편 잃고 미쳐서 살았거든. 열 명이 놀러갔는데 왜 그 사람만 죽냐고. 잘나고 착한 사람이라 더 아까웠어. 그때 내 나이 마흔 아홉이었다니까. "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만났으니 오죽했을까? 그것에 비하면 내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다. 때로는 남의 슬픔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내 마음의시 2014.05.17
535호 모질고 질긴 세월만이 모질고 질긴 세월만이 어쩌냐, 참말로 어쩔 것이냐. 푸른 비늘처럼 펄펄 뛰는 생명 가슴에 묻었으니 그대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졸지에 눈멀고 귀멀고 입조차 얼어 붙었으니 꽃이 핀들 어여쁠 것이며 새가 운들 기꺼울 것이냐. 하필이면 왜 내 자식이냐고 생때같은 내 새끼 살려내라고 천만번 가슴을 쥐어 뜯고 몸부림친들 무슨 소용. 아무도 선혈이 낭자한 상처 아물게 못하고 그 누구도 애끓는 슬픔 나누지 못할 터. 시간만이 , 모질고 질긴 세월만이 그대를 어르고 달래고 쓰다듬고 보듬어 줄 것이리. 내 마음의시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