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내 마음의시 62

726호 곱게 나이 먹어야 하는 이유

곱게 나이 먹어야 하는 이유 꿈에 길을 찾아 헤매다 전화를 받았다. "당신은 거기 있어. 내가 찾아갈테니." 생시와 똑같은 남편 목소리에 놀라 깼다. 날이 새면 기일이라 때맞춰 찾아온 것이리. 부처님 오신 날 나고 예수 나신 날이 장례일이 되었으니 이 세상 나들이를 오지게도 표시해놨다. 쉰 다섯 한창 나이로 영원이 살 사람 내가 그 사람 찾아 저 세상 가면 동갑내기 부부가 연상연하 커플이 되겠구나. 나이 차이가 너무 나 날 못 알아보면 어쩌나? 곱게 나이 먹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

내 마음의시 2015.12.22

어느 날 갑자기

밤 늦은 귀갓길 술꾼의 역주행 차량에 갓 마흔 가장이 목숨을 잃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수 없다. 졸지에 자식 잃은 에미 속은 숯검정이 되었고 지아비 잃은 젊은 아내는 넉이 나갔다. "아직은 아빠가 필요헤요 아빠 보고싶어요." 여덟살 철부지는 울다 잠들었고 둘째는 문상객들 속에서 희낙락. 기저귀 찬 막내는 꿈을 꾸는가 방싯 웃는다. 어느 날 갑자기라는 말은 이리도 잔인하다. 창졸간에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난 영혼은 억장이 무너졌겠지. 낮달로 뜨고 별이 되고 바람으로 남아서라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남은 식솔들 지켜다오. 내 친구 큰 아들 김동준의 명복을 빌며. 2015년 6월

내 마음의시 201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