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원예 28

832회 서랑 호반의 아름다운 정원

밀린 신문을 보다가 아는 사람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1989년11월, KBS방송국 주최 ‘으뜸주부를 찾습니다’ 대회가 있었다 전국에서 587명의 지원자 중에서 예선에서 뽑힌 36명의 후보가 생방송 인터뷰와 심사로 으뜸주부를 가리는 대회였다. 이 대회 때 솜씨상을 타신 안 X선 님(80)이 오산 서랑 저수지에서 3000여평의 정원을 가꾸고계신다 했다. 일주일간 합숙을 하면서 예의범절과 됨됨이. 솜씨 등을 심사받았는데, 대상을 탄 으뜸주부는 ( 내 뒤에 서 계신 분) 양가 부모님을 모시는 유치원 원장님이셨다. . "남편 재력이 있는데 뭐는 못하겠어 ?" 안 선생님 남편 기업체가 대기업과 이름이 같아서 대상을 놓치는 불이익을 본 셈이다. 건축가 김중업이 유학을 마친 후 처음 지은 집. 영화 겨울나그네 다혜..

원예 2017.07.26

813회 솔방울의 변신

월송리에는  소나무가 많다. 솔방울을 주워다  소품을 만들다 보니 아이디어가 무긍무진 ............  선물로 받은 명란젖  상자가 버리기 아까워서. 요렇게 변신.  이가을샘이 캐나다 다녀오시면서 선물한 인형과 깔맞춤해놓고.   드라마 보면서 예쁜 색을 마구마구 칠했다.  꽃이 귀한 계절에  다과상 샌터피스로 활용.   작은 동생 내외가 잣송이를 주워다 주었다.  잣송이에 골드를 칠하고, 솔방울은 락스로 표백해서 간지를 냈다. 리본에 대롱대롱 매달아서 현관 장식으로  잣송이 하나한 떼어서 만든 꽃가지에 산수유를 더했더니 봄,봄, 봄이 왔어요.  빨강을 칠하니 동백 같기도. 단풍나무 가지에 졸로리 붙여서 꽃꽂이       미니 토분에 잣송이 세워서    수건걸이도                    ..

원예 2017.03.29

793회 튤립을 심다

네덜란드 쾨켄호프 튤립 축제1949년부터 세계 최대 지역 특산품 축제로 명성이 높다.    튤립의 우아함에 매료된 16세기 귀족들이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튤립을 소장하면서  당시에는 기후에 민감한 튤립 구근을  황소 수백 마리와  맞바꿀 정도였다고 한다.   이곳을 소유했던 백작 가문의  텃밭이 오늘날 네덜란드를 먹여 살리는 세계 최대 화훼 재배 단지로 거듭난 셈이다     시흥 맹꽁이 책방 이시경 선생이 튤립 구근을 보는 순간 내가 떠올라서 구입했단다.  네델란드산 튤립 보라색과 오렌지 칼라.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색상이라 더 좋다.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은 세가지 컬러가 혼합되었다니 무척 기대된다.한 봉지에 구근 30개  모두 240개. 서양식 정자를 세울 장소에 튤립을 심을 생각이었는데 북향이라서 포기..

원예 2016.12.15

757호 양귀비

이마트 가다가 양귀비에 홀려서 유턴했다. 환장하게 이쁘다. 유럽에서 몰래 따온 양귀비 씨앗은 언제 꽃을 피우려나. 무지무지 작은 씨앗을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했더니만 너무 물을 많이 준 것 같다. 마사토나 다름 없는 거친 땅에서 만발 했더구만. 경주 박숙희 선생이 오죽을 보냈다. 조선생이 무거운 택배 부치느라 고생을 했는데 죽이면 어쩌나 걱정했더니 작은 동생이 햇볕이 잘드는 곳에 나눠 심었다. 겨울에 실내에 들여 놓으려고 화분에도 심었는데 다섯 군데 모두 싹이 났다. 싹이 났다고 기쁜 소식을 알렸더니 딸기 포기도 올려 보내겠단다. ^^ 부산 김재원 선생님이 보내준 꽃씨 중에 나팔꽃이 제일 먼저 꽃을 피웠다. 유홍초는 아침 저녁 물을 너무 많이 준 탓에 다 녹아 버리고 한 포기 겨우 목숨 부지 중. 옥천..

원예 2016.06.09

740호 거저 얻는 아름다움은 없다

지난 보름 간을 남동생은 꽃씨를 배양토에 뿌리고 실험을 했다. 각각의 묘판에 배양토,또는 물에 적신 키친타월에 줄 맞춰 씨았을 심고 일일이 명찰을 달아두었다. 어떤 환경에서 발아가 잘 되는지 알아볼 셈이었다. 유럽에서 채취한 씨앗들이 우리나라 환경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여행 중에 미국과 유럽에서 핀 코스모스가 우리나라에서 핀 코스모스와 다른 것을 보고 토양에 따랄 품종도 변이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씨앗들이 발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경이롭다. 남동생은 햇볕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묘종판 자리를 옮기며 정성을 들였다. 발아를 하고 왠만큼 자란 떡잎은 종이컵에 옮겨심었다. 싹이 트는 조건도 다 달랐는데 문제는 햇볕인 것 같았다. 떡잎이 나오고도 일조량이 부족하면 웃자라 버렸다. 이 세..

원예 2016.04.04

733호 이제 씨 뿌릴 준비를 할 때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부산의 김재원 배익천 선배님이 보내주신 선물이 왔다. 범초산장을 가꾸는데 하루도 여념이없는 김재원 선생은 풀과 나무의 이름 뿐 아니라 약성까지 두루 꿰신다. 계몽 문학 기행 때 뵈면 언제 어디서나 씨앗을 모으고 계셨다. 그렇게 하나하나 모은 꽃씨로 산장을 가꾸고 계신다. 내가 아파트를 떠날 때가 되었다니 꽃씨를 보내주신 것이다. 배익천 선배님은 고성에 동시동화나무 숲을 가꾸고 계시는데 누가 그 열성을 따라갈까? 손수 바위도 옮기고 후배들 이름표를 단 나무들을 심느라 몸이 부서질 정도. 문학하는 후배들 챙기는 선생님의 오지랖은 넉넉하다 못 해 차고넘친다. 생전 남을 미워 할 줄도 시기질투로 음해 할 줄도 모르는 선생님은 보름달 같다. 늦은 밤 선배의 동화를 읽다가 그의 말투로 읽어주는 ..

원예 2016.02.21

657호 윌리엄 모리스

근대 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모리스(1834~1896)는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시인, 소설가, 번역가, 건축사상가, 공예가, 디자이너, 정치가, 사회주의자이자 개혁가, 생태주의자, 환경보호운동가, 문화유산 보존운동가, 아나키스트, 정치평론가, 교육사상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인물이다. 모리스는 자본가인 증권 중개업자의 아들로서 런던근교 에식스 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자연과의 교감은 그의 일생을 지배했다. "자연의 색, 맛에 대한 풍부한 감성"은 그의 작품세계에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학창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워터하우스(현재 "윌리엄 모리스 미술관)에서 1856년까지 살았다. 10대 시절에 엄청난 독서를 했고, 20~30대 시절은 시, 미술, 건축 등의 예술에..

원예 2015.05.11

482회 식물도 생각을 한다

귀면각이라는 선인장은 조카 륭이와 나이가 같다. 스물 여섯해 자라는 동안 천정에 닿을 정도로 키가 컷다. 화분을 살짝 기울여 놓았는데 얘도 생각이 있었던지 곁가지를 만들었다. 더 이상 위로 자랄 수 없다는 걸 알고 생육 에너지를 곁가지로 보내는 것이다 분홍색 노랑색 천사의 나팔을 키우다 어느 해 모두 얼어죽었다. 아름이 집에서 가져온 노랑색 천사의 나팔을 애지중지 길렀는데 병충해에 걸리고 말았다. 잎사귀에 거미줄을 슬어 말라죽는 병인데 남동생이 날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고 벌레를 잡고 무거운 화분 째 들고 다니며 샤워를 해주고 농약을 쳐주고 .......... 나중에는 줄기를 싹뚝 자르고 흙을 갈아주고 별짓을 해도 소용없었다. "죽던지 살던지 그만 내 버려둬라" 안방 베란다 화단 구석으로 내치고 거들떠..

원예 201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