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종합상가에 재료 사러갔다가 단골로 가는 퀼트가게에서 붙들렸다.
퀼트 가게 사장님이 내 가방을 자로 재고 제작도면을 그렸다.
눈썰미로 퀼트를 하는 나는 이 양반들 도움을 받는데 이 양반은 또 내게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무엇이든 이렇게 저렇게 손 보면 더 예쁘겠다는 생각이 마구 솟구치니 내 손은 쉴 틈이 없다.
이십대엔 블렉을 즐겨 입었다.
실증난 블렉에 아플리케와 자수로 호작질,
린넨천의 꽃무늬를 오려서 아플리케 스티지 하고 군데 군데 잔 꽃을 수놓아 색다른 리폼.
이십대 때 쓰던 일제 자수실을 여태 쓰고 있다.
요즘나온 자수실은 뻑뻑하다. 염색이 빠지는 경우도 있고.
실을 만드는 기술이 떨어진것이 아니라 장인정신의 실종이리.
울 스웨터. 자수가 이뻐서 얻어왔다. 근데 사이즈가 77
요넘을 베스트로 손 봐서 입기로
좀이 슨 양모 스웨터 앞판의 자수 부분을 반듯하게 잘라 퀼트 솜을 덧대고 천으로 액자 테두리를 하고 마무리
.
나머지 소매부분은 버렸을까?
양쪽의 소매를 이어서 목도리로 만들었다. 털실로 꽃을 뜨게질 해서 장식하고 러블리한 아동용 목도리 완성
추위를 타는지라 스웨터를 즐겨입는다. 화이트 톤 스웨터가 밋밋해서 호작질 시작.
코바늘로 꽃을 떠서 모아 붙이고.
리본으로 꽃다발 마무리.
나이 든 테를 내느라 레드가 좋아졌다. 대바늘로 헤어밴드를 만들고.
여기서 잠깐 상식: 검붉은 색상의 뜨게 방법은 니팅( 대바늘 뜨기를 니트라 한다) 동그랗게 꽃모양으로 뜬 부분은 코바늘 뜨기(크로셰)
크로셰와 니트를 혼용하는 분들이 많아서....
모직 스커트 길이가 어중간 하고 디자인도 평범했다.
스커트 길이를 줄일겸 치마 단을 접어 고무줄을 넣었다.
진회색 울 목도리를 꽃잎 모양으로 잘라 스커트에 붙이고 레인보우 실로 홈질.
아침에 스포츠센타 차에 오르는데 수영팀 할머니가 말했다.
"이쁜 옷은 혼자 다 맹글어 입냐. 집에서 썩기 너무 아깝다." ㅎㅎ
그동안 만든 옷과 백, 악세서리 등을 소재로 책을 만들 생각이다.
전시장이 섭외가 되면 전시도 하고 강의를 할 생각이다
유행만 쫒는 여자들에게
자신의 손 끝으로 만들어 낸 세상에 하나 뿐인 옷이 진짜 명품이란 걸 알려주고 싶어서.
'향기 스타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8회 나만의 보석상자 (0) | 2013.01.29 |
---|---|
384회 빅토리안 시대 의상 (0) | 2013.01.17 |
345호 데님자켓의 백작부인 (0) | 2012.09.10 |
338호 꽃드레스 (0) | 2012.09.03 |
299회 패션은 스토리다 (0) | 2012.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