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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농부일기

747회 월송리

멀리 가는 향기 2016. 5. 16. 09:45



5톤 트럭 3대 분량의 짐을 싣고 원주로 내려 왔다.

그러고도 남동생은 남은 화분을 가지러 다녀왔다.


이사짐 센터 직원 8명이 아침 8시부터  포장해서( 인형과 책은 아파트 PC방에 미리 포장해서 내려 놓았었다)

원주로 이동, 대부분 짐은 창고에 내려놓고 일상 생활용품은 이층 숙소로 올리는 작업이 밤 9시 반에 끝났다.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그 많은 짐을 군소리 없이 날라주어서 저녁을 대접하는데

엄니는  원주로 내려 온게 못마땅해서  식사도 하는둥마는둥.



8년 전에 기자촌 3층 단독 주택의 짐들을 아파트로 옮길 때도  어머니와 입씨름을 했었다.

이사를 앞두고 안쓰는 생활용품들을 어머니 몰래 재활용통에 내다 놓기를 수차례 .

어머니는 귀신같이 알고 되가져 오시곤 했다.

이번에도 어머니는 버리고 온 짐을 이삿짐 속에 우겨 넣어 놓으셨다.

나이들면 짐을 간단히 하고 살아야 된다고 누누히 말씀드려도 마이동풍 . 아까워서 절대로 못 버리시겠단다.

며느리가 우리 집 세탁기가 오래 되었다고 홈쇼핑에 주문했다가 어머니가 고장 날때 개비하자는 바람에 도로 물렸다. 


우리 엄니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다.

오늘 아침에도 짐 정리 하면서  내놓은  물건들을 어머니가 죄 들여 놓으셨다.  

도대체 정리가 안된다. 아마도 어머니 생전에는 허섭쓰레기 짐도 끌어안고 살아야 할 듯 싶다.

이제는 청소가 힘에 부쳐서 간단히 교통정리하고 살고픈데 ..........


마구 부려 놓은 짐을 인형, 책, 바느질 용품, 살림도구와 가구로 나누느라   날마다 짐과의 전쟁이다. 징글징글



그 와중에도 석축 사이의 잡초를 뽑아내고 일년초화들을 옮겨심고

 화단에 아이리스와 도라지들을 모듬심기 해줬다.


어머니는 묵은 쑥대 뽑기 전쟁 중.





이층  방에서  짐 보관한 건물까지 하루에도 수십번 오르내리는 통에 종아리가 뻐근.

밤마다 공기압 마사지로 견딘다.



우리 짐을 보관한  윗건물이 카페다.

토요일 밤에는  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훼뿔이 입주 파티를 하고  영화를 보았다.


어머니는 아직도 적응을 못하시지만 나는 <작가들의 정원/샘터>을 읽으며 꽃 심고 화단 가꾸는 재미에 푹 빠졌다.

건물이 남향이라 햇볕이 온종일  든다.

한낮에는 어머니를  낮잠 주무시게 하고  그 곁에서 책 읽고 뒹굴거리기로 했다.

짐 정리가 얼추 끝나면 새벽 강변길을 산책하며 월송리 경치도 즐길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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