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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기

962회 나는 꽃집사

멀리 가는 향기 2019. 8. 4. 21:47

4월 중순, 꽃샘 주위를 견딘 비올라와 펜지들이 고개를 내밀면 우리 집에도 봄소식이 전해진다.

 

 펜지도 벌나비의 수분 과정 중에 혼합색이 나타난다는 걸 알았다.

 

 

<분꽃의 혼합색>

 

 

 

4월 20일  튤립과 무스카리가 피면서 마당으로 들락거리는 발걸음이 잦아진다.

 

 

5월에 접아 들면서 저먼 아이리스가 색색으로 피어나고

 

클레마티스 신품종들을 화분에 심고 애지중지 했는데 이 아이만 살아남아 꽃을 피웠다.

 

 

 

작약이 탐스럽게 피고

 

드디어 영국 제임스 오스틴 장미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장미 한  주당 삼만 오천원씩 18주를 사들였다.

화분에 심은 애들은 비닐로 싸주었는데도 얼어죽고..... 땅에 심은 덩쿨장미들만 살아남았다.

 

 

꽃 봉오리 맺혔을 때 웃거름주고 정성을 들였더니 꽃송이가 다닥다닥.....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저마다 독특한 향기를 품고 있어 새벽에 장미 향이 진동을 했다.

 

 

작년에 벌레가 끓어 병치례하던 분홍찔레도  줄기가 튼실해졌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보스코 벨.

봉오리가 벌어지기시작하면서 코랄빛이 짙어지다가 만개하면 핑크로 화색을 바꾸는 센스쟁이.

 작년에 삽목했다는 아이가   무럭무럭 잘 자란다. 가을까지 꽃봉오리를 달며  기쁨을 주는 효녀.

 

 

6월로 접어들면 양귀비가 사방에서 방긋방긋 웃어주고

 

 

청보라 색 아마꽃이 한들한들 나부끼며 유혹한다.  개화기간이 길로 꽃차 맛도 구수해서 사랑받는꽃

 

초롱꽃이 올 해는 좀 부실했다.

 

 

메리골드. 루테인 성분이 많고 청혈작용으로  인기 있는 꽃차.

 

 

겹샤스타 데이지. 홑꽃은 키가 커서 잘 부러지는 것에 비하면  짱짱하게 잘 버티면서 개화도 긴편.

 

 

인디언의 만병통치약, 에키네시아.  약성분이 좋다해서 올해 처음 꽃차를 만들었다.

 

 

올해 처음 발아에 성공한 라바테라. 과습에 약해서 장마에 녹아버렸다.

 

 

 

작년에 접시꽃 모종을 색깔 별로 사다 심었는데 빨강만 살아 남았다. 접시꽃으로 만든 인형.

 

 

 

톱풀과 야로우가 핑크 연오랑 흰색 진분홍으로 피어 어머니 사랑을 듬뿍 받았다.

 

시계초라 불리는 패션플라워는 노지 월동이 안된다. 서리 온 뒤에 급하게 화분에 담아 집안에 들였더니 겨우내 곷이 피고지고 했다.

작년엔 보라꽃이, '백향과라 불리는 패션 푸르츠를 두개 달더니,

올 해는 흰꽃이 7개나 열매를 달았다.

 

 

부겐벨리아. 센프란시스코 롬보드 꽃길이 선연하다.

 

 

세계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길은  경사가 가팔라 S자 길로 만들었다는데 

 

길 양 옆의 부겐벨리아를 휘감고 았는 집을 보고  키워 보고 싶었지만 우리 나라에선 월동이 안되는 식물,

그래서 실내에서 키워볼 생각.

 

 

 

에린기움.은 드라이플라워로 좋은 소재.

 

 

부용                                                                                금화규

둘다 중국 원산이다.

부용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혈압 강하제로 먹었고,

금화규는 식물성 콜라겐이 풍부한 꽃으로 여성들에게 각광을 받는 꽃이다.

 

 

 

족두리꽃도 층층꽃차례로 꽃을 피워 오래 볼 수있는 꽃. 족두리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꽃.

 

 

미국 여행 중에 집집마다 라임라이트가 있는 걸 보았다. 드라이플러워를 만들어 객실에 두기도 했다.

 키워 보니 알겠다. 목수국은 양지 반음지 가리지 않고 내한성이 좋다.

꽃이 어린아이 머리통만하게 피는 데다 개화기간이 길다. 그러니 한 여름 정원의 인물값을 한다.

 

 

주근깨 투성이 참나리. 말괄량이 서양 계집아이가 떠올라 웃음이 나는 꽃

 

 

 

산비탈에 꽃 피웠다면 달량 한송이 피우고 말았을 거다.

5월 쯤 줄기를  잘라주면 여러 가지가 새로 나와 꽃을 많이 볼 수있다.

 

 

채소들은 우리 식구 먹을 만큼만.

 

전지한 가지들을 모래나 피트모스에 꽃아 뿌리를 내리는 작업에 재미들렸다.

이렇게 개채수를 늘려가는 중.

 

가드닝의 첫 걸음은 관심이다.

그 꽃의 이름을 알고 원산지를 알아보고 생육 환경을 찾아 보아야 한다.

그래야 물을 자주 줘야 하는지  과습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할지 알게 된다.

 

꽃을 잘 키우는 금손이 되려면 물주기를 잘 해야 한다.

며칠에 한 번은 틀린 말이다.

화분이 토분인가 플러스틱인가  양지에 놓였나 그늘에 놓였나에 따랄 흡수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화분의 식물일 경우  겉 흙이 말랐을 때 흠뻑 준다.  (나는 쌀뜨물을 받아 두었다가 준다.)

 

마당에 있는 식물들은 통풍에 신경 써 줘야 한다.(벌레들으 은신처가 되지 않도록)

아래쪽 줄기의 잎사귀들을 따주고  곁가지들은 자른다. 본가지가 곁가지에 영양을 뺏기지 않도록.

 

꽃 봉오리가 맺힐 때 웃거름을 주면 (모종일 때 빨리 크라고 거름을 주면 백 프로 죽는다) 

꽃이 많이 달리고 병충해에 강해진다.

 

잡초 구별 할 줄 알아야한다. 눈에 뜨이는 즉시 뽑아야 후환이 없다.

작년에 땅 꽈리를  황금꽈리로 알고 두었다가 지금까지 고생을 한다. 

 

두 포기가 작은열매를 다닥다닥 달았는데 방울같은 열매 속에 얼마나 많은 씨앗이 들었는지  온 사방에서 발아를 한다.

땅 속에서 세포 분열을 하는지 뽑아도 뽑아도 나와서 징그럽다 못해 무섭다.

 

장마 지나고 나니 과습에 약한 델피늄과 디기탈리스 라바테라 들이 녹아 버렸다.

나팔꽃이 사방으로 뻗어서 다른 식물들에 피해를 줘서 걷어내느라 땀 깨나 흘렸다.

풀은 또 얼머나 폭풍성장 했는지 .................

 

가느닝은 삽질하고 호미질도 불사하는 힘든 노동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견디게 하는 기쁨이 있기에 즐기는 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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