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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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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976회 유럽의 정원

멀리 가는 향기 2019. 11. 10. 08:14

 르네상스 정원 디자인의 시작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원은  ‘물의 정원’이라고 불리는데 분수, 수로, 연못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

 

조각상이  정원에 설치되어  집 밖에 별도 정원이 만들어진다.

 

도시국가 중심의 영주 권한이 커지면서 재력을 과시하기 위한 정원을 앞다투어 만들었기 때문.

구조 패턴, 대칭 등  화려한 외양 치중한 탓에 대부분 나무 위주로 식재.

초본 식물의 다양함은 찾기 힘들다.

 

 

처칠수상이 태어난 말보로 공작 가문의 블렌하임 궁

            

       

 

   연못과 식물이 어우러진 형태의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이탈리아 정원을  모방 했다.

 

 

 

조각품처럼 전지한 거대한 상록 침엽수들에 압도된다.

 

 

이탈리안식 정원에서 꽃은  큰 화분에 심겨 조연으로 등장

 

 

 

 

바로크 정원,


이탈리안 정원이 전 유럽에 유행하자 프랑스는 독자적 바로크스타일로 발전 시켰다.

베르사이유정원은 르네상스 정원 보다 규모가  커져, 돈이 가장 많이 들었던 정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루이 14세가 재상 푸케의 바로크 정원을 보고( 3개의 마을을 정원으로 바꿨을 정도의 규모) 그의 전 재산을 몰수하고  파면시켰다.

루이 14세는 부왕의 사냥터에 '축제와 연애의 장소' 베르사이유 궁전을 1682년에 완공한다.
태양왕의 베르사이유는 권력의 중심지였고 유럽 궁전의 건축 모델이 되었다.
이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유럽에 유행이 되었다.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1789년까지 끊임없이 증개축이 일어나는 공사장이었다.
영화 <블루밍 러브>는 베르사이유 정원을 설계한 정원사들이 주인공이다.

‘세상에 다시 없고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완벽한 정원을 만들라’는
루이14세의 명령에 베르사유 정원의 책임자가 된 ‘르 노트르’. 

1662년 건축가 이자 정원 설계사인  르 노트르는   동물과 신상들을 석상으로 만들어 정원 곳곳에 세웠다.

분수와 연못 폭포로 화려하게 디자인된 정원은 유럽 궁전의 표상이 되었다.


대대로 정원관리를 맡아오던 ‘르 노트르’는 최고의 정원사들을 선발하며 ‘드 바라(케이트 윈슬렛)’와 만나게 된다.

(영화는 기대에 못미쳐서 주제도 모호하고 역사적 고증도 의심스럽다)

 

 

향이 가볍고 솔직하군.

있는 그대로의 자연미가 느껴져.

그런데 다른 장미는 시들고 철이 지났지.(루이 14세가  황후를 대신할 후궁을 맞고싶은 속내를 드러낸다) 


그건 모든 장미의 운명입니다.

장미는 자연을 거스를 수 없으니

봉오리가 생기고 꽃이 피고, 집니다.

하지만 장미는 스스로 자라고

천천히 자연스레 변해갑니다.

대자연이 장미에게 잔인할 때에도

굳건히 버텨  끝까지 아름다움을 지키며 살아가죠.

​- 황제가  드바라가 한  말의 속내를 알아들었을까?

 

블루벨이 만개한 영화 속 장면

 

 

 

베르사이유 정원의  태양신 아폴로 분수는  

의도적으로 황금마차를 타고  젊음과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루이14세를 연상시킨다.

 

 

 식물을 이용해 만든 기하학적 패턴 정원 파테르는 프랑스 왕실정원으로 발전

 

 

 

오랑주리 정원

 

 

오랑주리는 오렌지 온실이다.

당시 오렌지 나무는 맛과 향기로  왕족들의 취향을 저격햤고  비싸고 귀한 나무로 대접 받았다.

 

나무들과  담장의 위용을 보고 입이 떡 벌...........

 



 

영국 햄프턴 궁전은 헨리 8세 (앤 블린을 두번째 왕후로 맞이하려고 종교개혁을 했으나 엘리자베스를 낳자 폐위하고 줄줄이 6명의 왕후를 두었던  튜더가문) 시절 종교개혁 기에 지어진 유일한 궁전

같은 시기 영국에서는 패턴을 꼬듯  만드는 매듭정원이 영국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정착된다.

 

 

 

 

베르샤이유 궁 정원의 대형 파테르의 영향을 받았다

 

햄프턴코트 팰리스의 프리비 정원.

 

베르사이유 축소판을 보는듯

 

장미정원

 

햄튼 코트 팰리스 플라워 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영국은 변덕스런 날씨 때문인지 식물을 벽에 붙여 키운다. 아치 ,퍼거라와 또 다른 멋의 공간배치.

 

 

나무로 거대한 아치를 만들어 여름 한낮의 휴식처 제공.

 

 

 

풍경식 정원,

19세기는  정원에 꽃이 등장한 시기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인상주의 화가이자 정원사, 클로드 모네

모네는  파리 북서쪽 1시간 남짓 거리의 노르망디를 지나칠 때마다 돈을 벌면 이곳에 자신의 집을 짓겠노라 결심 했다.
조급했던 모네는  그곳에 세를 얻어 살기 시작했고, 몇 해 지나지 않아 자신이 열망하던 농가주택을 구입했다.

 

지베르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
모네가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 정원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정원사였기 때문.

그는 말년에  ‘식물의 색감을 화폭에 그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로 식물의 아름다움을 대신할 길이 없음을 시인했다.

 

 

       

지베르니 정원  평면도

 

 

모네의 작업실 

클로드 모네, <흰색 수련 연못>
 

 

 
       “색은 하루 종일 나를 집착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그리고 고통스럽게 한다.”
 
 

대부분 실내 공간에서  정물화나 신화, 종교화에 머물렀다면 인상주의 화가들은 야외용 이젤과 물감, 캔버스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해가 떠오르고  지는 그 순간까지 시시각각 빛이 달라지는  찰나의 색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모네는  너무 빠르게 달라지는 순간의 색을 잡기 위해, 정원을 만들었다.

모네의 가든 디자인 노하우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두 가지는 그림 그리는 일과 정원 일이다.”

그는 하루 종일 정원에서 구리빛으로 그을린 팔로 땅을 뒤집고, 식물을 심었다.
장기 출장길에  정원사에게 남겼다는  메시지는 그가 정원 일에 해박한 지식과 열정이 많았는지를 잘 말해준다.

 

“대략 300 화분 정도의 양귀비꽃과 60 화분 정도의 스위트피 씨를 뿌려주시고, 화분에 블루 세이지와 파란색 수련을 심어주세요. 그리고 이미 다 자란 달리아와 수련은 이제 심어주시고요.
달리아는 심은 지 보름쯤 됐을 때 새잎이 막 올라오면 그걸 잘라서 온실에서 다시 재배시켜주세요. 아 참, 그리고 백합 구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세요.”

 

 

 

클로드 모네, <화가의 지베르니 정원>

 

중심 색상과 강조 색상의 대비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

모네는  색에 대한 집착과 열정이 가득했다.

모네가 지베르니 정원에서 중점적으로 구사한 식물 디자인 방식은 ‘무리 지은 덩어리’ 기법이다.
베이스가 되는 중심 색상으로 거의 80퍼센트 이상을 채우고 그 바탕 위에 보색 대비가 되거나  강조가 되는 색상을 포인트로 채우는 방식을  썼다.

‘모노톤의 색감을 하나의 덩어리로 심으면 강조의 효과가 뛰어나다. 여기에 보색의 색감을 교차시키며 섞어주면 감각적인 연출이 가능해진다.’

 

 

 

 

 
꽃의 시간을 디자인하다
수선화와 튤립은 여름이 되면  꽃이 지고 시들기 마련이다. 이런 단점을 막기 위해 그는 꽃의 시간을 철저하게 계산했고, 그것을  반영했다.

 봄에 피는 식물 옆에 여름 꽃을 심고, 그 뒷편에 가을 꽃을 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같은 수선화라고 해도 수종에 따라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 같은 달리아라고 해도 언제 심어주었느냐에 따라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2주 간격으로 식물을 심어 그 지속성이 봄부터 여름까지 한결같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침에 꽃을 피우는 식물, 아침 이슬을 맞으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식물, 저녁 햇살에 색감이 더 화려한 식물 등 하루의 시간표에 따른 식물 구성까지도 생각해 정원을 디자인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색과 수종의 개발

그는 식물이 다른 종과  만났을 때  돌연변이가 탄생하고,  새로운 색감의 꽃이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네와  정원사 팀의 노력은 . ‘접목’이라는  원예기법을 이용해 다른 식물을 접붙여 새로운 수종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이런 작업으로  새로운 색감, 새로운 모양의 식물을 만들어내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

 

 

 

높낮이를 반영하여 단조로움을 피할 것

        
모네가 좋아했던 식물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일년생식물 혹은 다년생 초본식물들이었다.

초본식물 정원은 아무리 화려해도  카펫이 갈린 것처럼 아래로만 펼쳐 질 수밖에 없다.

수평적인 단조로움을 피해  덩굴식물을 많이 이용했다. 아치, 퍼고라, 지지대 등으로 구조를 만든 후에  덩굴장미, 등나무 등을 올려  시선을 끌어올린 것이다.

 

클로드 모네, <정원 길>



주변 경관의 활용      

서양 정원과 동양 정원의 가장 확연하게 다른 점 중 하나는 공간의 배치 감각이다.

 

 서양의 정원은

건물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연출이  특징이다.

동양의 정원은

입구를 막은 작은 문을 지나면  너른 공간이 나타나고 담장으로 시선을 감추며, 구불거리는 길로 복합성을 띠고 있다.

모네는 동양 정원의 디자인적 특징을 자신만의 미적 감각으로  아름답게 연출해놓았다.

 

모네는 동양 문화, 특히 일본 문화에 푹 빠져 있었다.  일본의 판화와 그림을 통해 동양의 문화를 터득하면서 정원에도 동양의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다.” 

 그는 화가로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말년에 결국 자신의 최고 명작을 그림에서 뽑지 않고 정원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정원을 사랑하고 있는가, 그 안에서 내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 모네가 꿈꿨던 정원의 세계였다.

 

코티지 정원

영국에는 엘리자베스 시절부터 시골풍 코티지 정원이 왕실이나 귀족들의 정원과 별개로 자생하고 있었다.

코티지 정원은 꽃과 채소가 흐드러지게 자라고 덩굴식물이 담장을 넘는  풍요로운 정원이다.

야생화가 가득한 꽃의 정원은 영국은 물론 유럽에 이른바 ‘꽃의 정원’이라는 대변화를 일으킨다.

 

 

영국 코츠월드. 시골집 정원

 

영국 레이크디스트렉트. 보네스 마을길 정경

 

코츠 월드      보튼온더워터                                                      윈더미어  돌담의 앙증맞은 초화들.

 

 

 

윈더미어.  베아트릭스 포터의 힐탑,

 

 

아트 앤 크라프트 정원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대량 생산 획일화된 문화를 버리고 옛날 장인들의 예술 세계로 돌아가자는 아트 앤 크라프트 운동 시작.

정원디자인에도  농원에서 대량 생산되는 식물 보다  구하기 힘든 희귀식물을 수집하고 기르는 것이  유행한다.

 

 

아트 앤 크라프트 운동의 시발점,  윌리엄 모리스의 레드 하우스  

  

 

 

색채와 질감, 구도 등 예술적 조화를 키워드로 정원은 작은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지금도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정원이다. 

         

남프랑스 에즈의 선인장 정원

 

 

천혜의 군사 요새가 호텔 레스토랑 겔러리 등으로 변모

 

 

정상의  요새는 선인장 정원으로 조성했다

      .

 

가파른 산비탈 좁은 골목길은 그대로 정원이다.

돌담에 휘늘어진 꽃구경하며 쉬엄쉬엄 오르면 ,

 

 

 

   와아아!  남프랑스 해안의 짓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바닷바람과 내리쬐는  태양을 온 몸으로 받으며 자란 선인장들은 기묘한 형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숱한 정원을 보았는데,  그중 인상에 남는 정원을 정리해봤다.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기까지 막대한 자본이 들어갔다.

책이 독자를 잃은 시대의 가난한 작가는 감히 꿈꿀 수 없는 정원이다.

그렇다면 나는 노동력으로 승부를 할 수밖에.

씨앗을 얻고  어린 묘목을 교환나눔하고  삽목을 해서 개체수를 늘이고

정성들여 키우다 보면  우리 집을 찾는 이들이 힐링 할 수있는 시크릿 가든이 되겠지.

 

 


 인생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충족되는 가운데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

그 행복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해도 그런대로 괜찮을 것이다.

이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오십여 그루의 나무와 몇 그루의 화초, 무화과나무나 복숭아나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기분은 그런 것이다.

---헤르만 헤세.「땅으로부터의 행복」 중에서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작가이자 화가이고 한때 포도농사를 지은 원예가인 헤세가,
작업복 차림으로 밭과 화단을 가꾸고, 돌길을 깔고, 거친 포도원을 일구며 쓴 글이다.
 
그의 삶을 읽다 보면,  왜 어린시절 성장기를 자연에서 보내야 하고  인생의 성숙기에 누구나 자연을 찾아가려는 마음이 생기는지 알게 된다.
그에게 정원 일은 혼란과 고통의시대에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