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긴 엄니는 밤이 벌기를 고대 하셨다. 이모가 안부전화 할 때마다 " 밤 줒으러 오니라 잉." 하셨다. 엄니 바램대로 가을은 오고 밤이 떨어졌다 날마다 판대리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배낭 가득 밤을 주으셨다. 약을 치지 않아 벌레 먹고 거름도 주지 않아 잘아진 밤도 알뜰하게 주우셨다. 산비탈 오르내리느라 허기진 엄니가 대만 증선생이 보내준 라면을 드셨다. 편식쟁이 엄니가 소고기 건더기가 들어간 라면을 짬뽕 맛이라며 엄지척 하셨다. 영신네 고구마 캐는 날 고구마 줄기 따시며 동서끼리 도란도란, 영신 엄마가 심고 남은 고구마 줄기를 주었는데 두덕 만들고 심자니까 동생이 멀칭비닐 꼴보기 싫다고 그냥 심으라 했다. 고구마는 거름기 없는 땅에서 약을 치지 않아도 잘 영글어 비교적 쉬운 작물이다. 두둑을 만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