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반짇고리 101

911회 블루머

학교 육성회장 직함을 가진 지인으로 부터 증학생이 여 선생님들 스커트 속을 촬영해서 sns에 올렸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바깥 일을 하는 지라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속치마들을 죄다 블루머로 만들었다. 속바지 '블루머'가 여권신장의 의미를 가졌다는 걸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남자들은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을 빌미로 의상으로 억압했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의복해방운동은 여성을 의복으로 억압해 사회진출을 막았던 시대에 여성의 인간화를 위해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까지 이어졌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남성처럼' 입으려면 허가가 필요하다는 법이 2013년까지 존재했다 쇼팽의 연인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상드(1804~1876)는 작가활동을 하고 여자 출입금지였던 공공기관에 드나들기 위해 남장을 했..

반짇고리 2018.09.23

833호 텅빈 가슴

생전 해 보지 않던 농사 일로 온 몸이 파김치가 된 남동생이 사우나를 가자고 했다. 자동차에 오르고 보니 신발이 짝짝이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동동 거리며 사는가............' 사우나 마치고 나오는데 비는 부슬부슬 ................ 하늘에 있는 사람이 생각 나 눈시울 적셨다. 스무살에 만나 쉰 다섯에 떠난 사람, 남편과 나는 취향이 달랐다. 그랬어도 아내의 일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던 사람. 문득 안 선생이 퀼트로 만든 닭 한 쌍이 떠올랐다 . 선생이 아끼는 작품은 이라는 암닭이다. 화려한 레이스로 온 몸을 장식한 닭의 가슴 부분이 비어 있다.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꾸민 사람도 다 가진 듯 보이지만 그 내면은 누구도 모르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평생 밥벌이의 노고를 모른 채 ..

반짇고리 2017.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