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회 자투리 시간이 꽃 피운 아름다움 내게 수실함은 화가들의 물감 통 같다. 색색의 실을 고르고 골라 수를 놓는다. 자투리천도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수를 놓아 도일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여름, 그 무더위에도 나는 자수를 놓으며 도를 닦았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다 보면 무념 무상. 수도승이 따로 없다. 세숫대야에 물 담.. 반짇고리 2019.01.26
911회 블루머 학교 육성회장 직함을 가진 지인으로 부터 증학생이 여 선생님들 스커트 속을 촬영해서 sns에 올렸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바깥 일을 하는 지라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속치마들을 죄다 블루머로 만들었다. 속바지 '블루머'가 여권신장의 의미를 가졌다는 걸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남자들은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을 빌미로 의상으로 억압했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의복해방운동은 여성을 의복으로 억압해 사회진출을 막았던 시대에 여성의 인간화를 위해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까지 이어졌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남성처럼' 입으려면 허가가 필요하다는 법이 2013년까지 존재했다 쇼팽의 연인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상드(1804~1876)는 작가활동을 하고 여자 출입금지였던 공공기관에 드나들기 위해 남장을 했.. 반짇고리 2018.09.23
909회 맨드라미 작년 가을 동화세상 30주년 행사 때 전시장에 키큰 맨드라미를 꽃꽃이 했었다. 전시 끝나고 시든 꽃씨를 받아두었다가 파종했더니 기특하게도 잘 자라주었다. 핑크 그라데이션 칼라가 어찌나 고급지던지. 화병에 꽂아두고 눈요기를 잘 했다. 꽃을 말렸다가 차도 우렸다. < 진 핑크색 보.. 반짇고리 2018.09.10
922회 손뜨게 레이스 전등갓 작은 전등갓 . 마음에 안들었지만 내 살림이 아니니 교체할 필요도 없고. 삼십 대 때 뜨게질한 레이스 러너를 잘랐다. 하나 더 자르고 재봉질로 레이스를 덧 대었다. 연두색 리본 태입 끼우고 길이기 긴 전등갓은 넓은 리본 태입을 끼우고 짧은 등갓 하나 긴 등갓 하나 완성. 초간단 전등 .. 반짇고리 2018.09.05
897회 청바지 가방 4-5세 용 청 반바지. 몽골에 보낼 구호 물품 수집 할 때 너무 귀여워서 빼놓았다. 내 청바지도 잘라서 재봉질 하고 청지로 안감도 박아놓고 합체 한 다음 이은 곳에 단 레이스를 꿰매 붙였다. 가방 끈도 만들어 달고 네임택도 만들었다. 천 조각 오려서 꼴라주 하고 여기저기 허전 한 곳 없.. 반짇고리 2018.06.18
888회 헝겊꽃1 지난 겨울 짬짬이 자투리천을 정리했다. 시들지 않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헝겊꽃을 만들기 시작. 튤립꽃 만들기 시작 자투리천들 정리하고 공간도 꾸미고 일석이조. 반짇고리 2018.04.16
885회 뜨게 티코지 지난 겨울 유리 티팟에 뜨게 티코지를 만들어 씌웠다. 버건디 컬러 수레국화, 나팔꽃, 메리골드 , 달맞이꽃을 혼합해서 우렸더니 차 빛깔도 버건디 컬러. 버건디 코디. 터키블루 컬러 로즈 티코지 인디핑크 컬러 레녹스 1인용 티팟의 나비 손잡이와 뜨게노랑 나비 뜨게 티코지 3인방 반짇고리 2018.04.01
833호 텅빈 가슴 생전 해 보지 않던 농사 일로 온 몸이 파김치가 된 남동생이 사우나를 가자고 했다. 자동차에 오르고 보니 신발이 짝짝이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동동 거리며 사는가............' 사우나 마치고 나오는데 비는 부슬부슬 ................ 하늘에 있는 사람이 생각 나 눈시울 적셨다. 스무살에 만나 쉰 다섯에 떠난 사람, 남편과 나는 취향이 달랐다. 그랬어도 아내의 일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던 사람. 문득 안 선생이 퀼트로 만든 닭 한 쌍이 떠올랐다 . 선생이 아끼는 작품은 이라는 암닭이다. 화려한 레이스로 온 몸을 장식한 닭의 가슴 부분이 비어 있다.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꾸민 사람도 다 가진 듯 보이지만 그 내면은 누구도 모르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평생 밥벌이의 노고를 모른 채 .. 반짇고리 2017.08.03
829회 드레스폼 영국 코츠월드 여행중에 찰스톤 하우스에 갔었다. 찰스톤 하우스는 양모 사업가 윌터 존스가 1604 년에 코츠월드로 이주해서 지은 저택이다. 이 집은 박물관이나 다름없었는데 , 다락방에 있는 바느질 방 풍경이 눈에 선하다. 재봉틀과 퀼트랙 , 다리미 등등.... 16-17세기 물건들은 여심을 .. 반짇고리 201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