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통신 열독자들이 동유럽서 입은 의상 얘기들을 하기에 오늘은 옷을 화제에 올리기로 했다.
유럽날씨는 4계절 날씨라는걸 경험했기에 이번에는 일정표 보고 제대로 준비 했다.
한편으로는 이참에 유럽을 배경으로 출판용 리폼 의상 사진을 찍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
둘째날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상점
일교차가 심한지라 퀼트 자켓 덕을 톡톡히 봤다. 자주색 울 브라우스에 빨강색 저지 베기바지.
베기바지는 놀이옷으로 아주 편하다 . 바지단을 살짝 올려 입으면 스커트처럼 보이고 .
황옥과 적옥,헝겊으로 만든 꽃을 연결한 목걸이
어머니 쉬폰 상의를 뜯어 만든 모자
세째날 멜크 수도원 대문
썸머울 니트 스웨터( 이십대 후반에 일본 수편물 책 보고 코바늘로 뜬 스웨터는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볼로냐 벼룩시장에서 산 테이블 클로스로 만든 스커트. 광목을 표백해서 허리부분을 잇고 레이쓰 처리.
털실로 손뜨게한 딸기꽃 목걸이/
이 의상에 대한 반응은 무지 뜨거웠다.
멜크수도원에서는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비엔나 슈테판 성당 앞에서 마주오던 신사가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으며 가로 막아섰다.
일본에서 왔냐며 말을 건네는데 나는 부끄러버서 얼굴만 붉히고 룸메이트가 대변인으로 나섰다.
그 남자 돌아서가면서도 엄지 손가락을 흔들며 예쁘다고 추켜세운다. 히
네쩨날 부다페스트왕궁 경비병
니트원피스에 헝겊에서 오려낸 펜지꽃을 아플리케로 리폼.
나는 베이직한 스타일보다 파격적인 언발란스를 좋아한다.
버튼홀 스트치와 아우트라인 스티치호 펜지꽃을 돋보이게
실크 리본으로 만든 펜지꽃 목걸이/
일행들이 경비병 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경비병의 입꼬리가 올라가나 내려가나에 관심이 모아졌다.
내편으로 살짝 올라갔죠? 이쁜 여자가 와서 기분 좋다는 뜻이래요. 별걸 다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
다섯째날 슬로바키아 국경에 위치한 호텔로비 장식. 나름대로 멋을 부렸는데 세련미는 없다.
면티, 베네통 면바지( 서양애들은 기럭지가 길어 통바지가 멋스럽지만 왜소한 체형이라 바지통을 줄여서 입었다.)
벨트를 챙겨가지 못했다.
자투리 레이온 천에 레이스를 달아 만든 언바란스 스카프
지하 광산으로 내려간다기에샤넬 패딩점퍼를 덧 입었다. 이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탁월한 코디
아우슈비츠 분위기를 고려해서 그레이로 깔맞춤했더니 룸메이트가 '승복 '같다고,
저녁에는 체크무늬 모직 가디건으로 바꿔 입고
7부소매 니트 스웨터 위에 실크 천으로 만든 스카프 겸용 목걸이를 착용
고딕양식의 프라하 구시청사 건물 실내 현관문 인레이 기법의 목재 문양들이 은근히 멋스럽다.
체크모직의 언바란스 숄.(나는 체크무늬가 별로인데, 이 칼라배합이 마음에 들어서 즐겨입는다.)
이중직 리넨 롱스커트 밑단에 고무줄 리폼
브라운 면티 위에 하이 웨이스트 저지스커트를 올려입어 원피스처럼 보이게 했다.
천연 염색한 거즈면으로 만든 모자
가오리 소매 가디건 . 소매와 주머니에 손뜨게로 뜬 리본을 덧붙여 여성스러움 강조.
크록스 천 운동화에도 리본 장식을 만들어 붙이고.
핑크색 모헤어 니트가디건을 여미는 끈을 잘라내어 양 소매에 리본으로 묶고.
가디건 앞자락을 묶어 펜지꽃 부로치를 달았다.
.
빅토리안풍 자수 목걸이/ 오간자 리본으로 만든 펜지꽃 빅 브로치/ 분홍 꽃 스카프 링 반지.
빅토리안풍 프랑스자수 목걸이와 브로치
사진을 찍는데 길 건너편의 할머니가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쉬즈 뷰티플!"
우르르 건너오신 할머니들께 테이블 크로스로 만든 치마라니까
네가 직접 만든거 였냐며 또 리액션. 할머니들께 기쁘게 포즈를 취해드리고.
요즘엔 우리나라 길거리에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멋지다" "아름답다' '예쁘다'고 한마디씩 건네고 지나간다.
어떤 이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 맛에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옷을 만들어 입는다.
공항패션
진분홍 스키커즈. 모헤어니트가디건 5부소매 티셔츠. 롱 스카프(기내는 에어컨 때문에 피부도 건조해지고 무지 춥다. 니트와 빅 스카프로 둘둘 휘감고있어야 한다. )
이번 여행은 일정과 날씨를 고려해서 의상을 준비했기에 마구 껴입는 고생은 면했다.
옷을 입는다는것은 자신을 장식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이다.
때와 장소 시간에 맞춰 옷을 입는데도 방법과 연출이 필요하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편이지만 남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이기도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마차시 성당>돌아보고 들른 토산품가게 진열장에 데코레이션이라 써 붙여놓은 인형들이 있었다.
현지 가이드 도움 받아서 내게 입양하라고 졸랐다.
엔틱 비스크 인형 2점과 민속인형 한쌍을 고르고 흥정을 하는데 일행들이 무슨 인형값이 50만원 돈이냐며 혀를 찼다.
새 인형도 아니고 헌 인형을 그리 주고 사는 나를 이해 못하는 건 당연하다.
이 녀석들 목욕 단장 시키고 옷에도 레이쓰 달고 꽃 달아서 리폼을 해줬다.
통통한 볼 붉은 볼연지 눈동자로 미루어 1900년 초기에 생산된 비스크 인형들
집에 있는 빈티지 쇼파에 앉혀 놓으니 흐뭇!
헝가리 민속인형
년대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민속의상을 입은 헝가리안 부부의 모습이 정답다.
집에 있던 나무 벤치에 아크릴 칼라 칠해서 셋팅.
가죽과 나무로 합성된 엔틱인형
'보헤이마의 진주'로 불리는 아름다운 중세도시 체스키크룸로프는 체코 프라하 서남쪽,오스트리아 접경에 있다. 13세기 중엽, 대 지주 비텍(Vitek)가문에서 말굽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블타바 강변 돌산에 고딕 양식의 성을 건설하면서 도시가 형성 되었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양식의 고풍스런 중세건축물들은 2차대전 독일의 침공에 무조건 항복으로 지켜낼 수있었다.
1947년에 마지막 성주 슈바르젠베르그스가 재산을 공산 정부에 헌납하면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199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발사의 다리에서 올려다보는 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성의 위용은 대단했다.
아름다운 종탑과 건물의 창문 장식과 벽면이 온통 프레스코 화라니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없다 . 궁전이나 사원의 실내 천정의 프레스코 화는 익히 보았으나 건물 외부 벽장식을 온통 프레스코화법으로 그린 경우는 처음 보았다.
벽에 회반죽을 바르고 그것이 채 마르기전에 안료로 그림을 그리는 프레스코화의 황금기는 14-16세기 르네상스시대였다. 그 오랜 세월 비바람 눈보라를 견뎌왔을 터니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체코 전통빵 트르델니크 가계를 끼고 좁은 비탈길로 들어서자 엔틱 가게가 있었다. 성을 둘러 보고 내려오는 길에 서둘러 엔틱 가게로 뛰어들었다. 중세도시에서 만난 엔틱 가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었다.
자유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재빠르게 가게 안을 둘러보던 눈길에 그럴듯한 인형이 눈에 띄었다.
벌거숭이(아마도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오염되었거나 삭아서 버려졌을 터이다) 인형의 구조가 독특해서 눈에 뜨인 것이다. 헤드는 앞 뒤 면으로 분리된 가죽이고 바디와 다리는 가죽, 팔은 나무로 된 구체 관절이었다. 게다가 등허리에 스피커가 내장 되었다.
인형의 목덜미에 음각된 로고만으로 국적과 생산년도를 확인할 수가 없다. 다만 가죽으로 만든 얼굴의 마모된 정도와 나무로 만든 관절이 마모된 정도로 년대를 추측할 뿐이다.
이베이 경매사이트를 통해 leather head로 검색을 해봤다. 엔틱 인형의 머리는 Bisque Head, China Head ,Wood Head, Papier Mache head , Tin Metal Head가 대부분이다.
1920년산 Soft Leather Covered Head 로 만든 집시 인형이 검색 되었다. 그러나 내가 수집한 인형과 느낌이 달랐다.
1876년 에디슨의 측음기 발명으로 눈을 깜박이고 말하고 걷는 인형이 생산 되었다. 이 때 이미 구체관절의 컴포지션 바디도 만들어졌다.
체스키크롬로프의 엔틱 상점에서 입양한 가죽인형은 1900년대 초기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기로 했다. 관심을 기울여 추적하다보면 실마리가 잡힐 터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구입한 미니어처 시시 왕후 티팟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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