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2023/08 5

1186회 23년 8월 판대리

6일 폭염을 골바람으로 견디다 울렁다리 아래 강으로 내려왔다. 둘째 동생은 낚시대 드리우고 시름을 흫려 보냈다. 8일 구절초 언덕에 아카시, 밤나무, 싸리 나무 잡목 잘라내고 거름주기 10일 닭장 청소하고 나온 닭똥과 개똥 모아. 가동 언덕 맷돌호박, 단호박, 애플 수박 모종 심은 곳에 묻어주기 복수박, 애플 수박, 멜론 수박을 세 곳에 심었다. 그중 닭장 근처 축대 위로 졸로리 심은 것은 크기도 전에 닭들이 쪼아 먹는다. 어머니는 수박이 몇개 열렸는지 세는 재미로 지내시는데. 내년에는 휀스에 졸로리 올릴 생각. 애플수박과 멜론 수박은 땀흘려 일한 여름 보약 . 12일 봄에 엄니가 붓꽃을 캐다 여기저기 심어 놓았다. 모아심기 해야 예쁘다해도 소용 없다.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이 어질러 놓은 집안 같아서 초..

농부일기 2023.08.31

1185회 호구

순이씨네 땅콩밭을 너구리가 파헤쳐서 개돌이를 불침번 세우기로 했다. 텃밭 근처 평상에 와이어줄로 묶어 놨더니 줄을 끊고 집으로 왔다. 둘째날 순이씨 남편이 강선 줄을 사다 묶어 놨는데 이번엔 목줄을 빼고 도망 왔다. 이틀을 탈출하려고 애 쓴 탓에 저도 힘이 들었나 보다. 한숨을 쉬더니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웃집에 묶인 영문을 모르니 주인 찾아 오느라 생고생을 한 것이다. 다음날 순이씨네 집에 목줄 가지러 가려니까 내 앞을 막어서며 따라가겠다는 시늉을 했다. 말이 안 통해도 떨어지기 싫다고 온 몸으로 의사표시를 했다. 영신아빠가 우리 집에 맡겨 놓은 강아지 중에 한 마리를 얻어서 순이씨 집에 묶어 놨다. 황색 털에 검정, 짙은 갈색의 줄무늬들이 호랑이를 닮아 "호구' '범구' '칡개'로 불린다. ..

일상 다반사 2023.08.26

1184회 마우리치오 피코니 내한 공연

마우리치오 피코니 (78세) 이태리 부파(Buffa, 희극 오페라)의 대가 세계적인 바리톤이며 이탈리아 몬테 파르나조 국제음악협회 회장 12일 오후5시 유알컬처파크 야외공연장 사운드포커싱홀 내한 공연 35세 늦깍이로 성악을 시작한 그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에게 사사 받았다. 채 1년이 되기전에 오페라극장에 데뷔 50개 이상 역할을 소화.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몇 해 전 유알컬처파크를 방문했던 그는 음향장비 없어도 공연이 가능한 사운드포커싱홀을 세계 최초 소리건축물이라 극찬했다. 유알컬쳐 대표 이형호는 이태리 공연장 내 사운드포커싱홀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진행하면서 지역 사람들이 예술적 향취를 느낄 수있도록 무료 공연을 기획했다. 자연주의 건축가 이형호는 실내 공연장에 사용..

일상 다반사 2023.08.17

1183회 쓸모 있는 돌멩이

냄비 받침에 탄 자국이 생겼다. 작은 자갈을 주어다 글루건으로 붙이고 (백 세멘트를 물에 개어 바른 다음 돌멩이를 얹는 게 일반 적인 방법) 백 세멘트를 발라 말린 다음 물티슈로 말끔이 씼어 내면 완성 미송으로 만든 평상을 얻었다. .도토리색 오일 페인트가 있어 바르기 시작. 통나무에 오일 페인팅 허고 자갈 얹은 다음, 백 세맨트로 굳혀 만든 의자 통나무가 생길 때마다 하나 둘 만들 생각. 코바늘 뜨기로 주머니를 짜고 돌맹이를 넣어 오무린 작업 굴러다니던 돌멩이도 옷을 입히면 인물이 훤해지고 쓸모가 생긴다.

향기 스타일 2023.08.11

1182회 개삐용

개돌이가 밥 주러 개장에 들어가면 기회를 노리다 주인이 나갈 때 뛰쳐나간다. 탈출할 틈을 안 주면 땅을 파고 나와 동네 한바퀴 휘돌아치고 돌아오곤 했다. 판대리서 집에 오는 길에 유알 컬처에서 나오는 개돌이를 보았다. 우리가 집을 비운사이 땅을 판 것. 제 이름을 듣고도 반기지 않고 외면을 하더니. 냅다 판대리 방향 신작로를 달렸다. 지동차로 뒤쫒아 왔더니 새순 수련원으로 내 뺐다. 수련원 개장의 대형견들이 사납게 짖어대자 개돌이는 건물 뒤로 사라졌다. 주인을 보고도 남 대하듯 외면하고 달아나려는걸 검거 트럭 문을 열면 냉큼 튀어 오르던 녀석이 주저 앉아 앙탈 판대리로 주인 찾아오던 길에 해찰을 한 모양. 그런데 왜 달아났지? 동생이 세멘트로 단단히 수리 발정이 나서 탈출하는 줄 알고 중성[화 수술 시킬..

일상 다반사 2023.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