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367

1182회 개삐용

개돌이가 밥 주러 개장에 들어가면 기회를 노리다 주인이 나갈 때 뛰쳐나간다. 탈출할 틈을 안 주면 땅을 파고 나와 동네 한바퀴 휘돌아치고 돌아오곤 했다. 판대리서 집에 오는 길에 유알 컬처에서 나오는 개돌이를 보았다. 우리가 집을 비운사이 땅을 판 것. 제 이름을 듣고도 반기지 않고 외면을 하더니. 냅다 판대리 방향 신작로를 달렸다. 지동차로 뒤쫒아 왔더니 새순 수련원으로 내 뺐다. 수련원 개장의 대형견들이 사납게 짖어대자 개돌이는 건물 뒤로 사라졌다. 주인을 보고도 남 대하듯 외면하고 달아나려는걸 검거 트럭 문을 열면 냉큼 튀어 오르던 녀석이 주저 앉아 앙탈 판대리로 주인 찾아오던 길에 해찰을 한 모양. 그런데 왜 달아났지? 동생이 세멘트로 단단히 수리 발정이 나서 탈출하는 줄 알고 중성[화 수술 시킬..

일상 다반사 2023.08.07

1179회 11년 전 타로 점

블로그에서 자료를 찾다가 2012년 7월 8일, 11년 전 딱 이맘때 기록을 보았다. 토요일 밤, 볼일 마치고 샘터 파랑새 극장을 지나다 타로점 천막을 보았다. 흘끗 들여다 본 천막 안에 세명의 중년 여성 들이 앉아있었다. 그 중 맨 오른쪽 타로리더 인상에 마음이 끌렸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 가다 거슬러 올라가 천막으로 들어섰다. '사주를 봐드릴까요?" "아뇨. 그냥 타로 점이 궁금해서요." 드라마에서 본 타로 점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타로카드 78장을 펼쳐 놓은 타로리더가 "마음 가는대로 왼손으로 두 장 뽑으신 다음, 오른 손으로 두 장 더 뽑으세요." 그녀가 내가 뽑은 카드를 배열해놓고는 다시 "왼손으로 세 장 오른 손으로 세 장." 카드를 세 모듬으로 나눠 배열 하고 나서 "이젠 아무 손..

일상 다반사 2023.07.10

1172회 음씨 할머니

개돌이 데리고 산책하다 들른 엄씨할머니 외딴 집 유난히 튼실하게 잘 자란 작물들은 5월 중순 경에 모종 사다 심은 우리 밭의 작물들과 비교 되었다 풀 잡은 깔끔한 밭고랑 (할머니의 마디 굵고 굽은 손가락이 떠올라 짠 해졌다) 부직포 덮은 호박덩이 올릴 둔덕 넝쿨 올릴 지주대 곁에 줄세워 놓은 패트병 물인지 액비인지 패트병에 담긴 건 물비료 같았다 벌레 쫒는 천연 살충제 같고 버섯 종균을 꽂은 참나무도 있다 정신없이 어질러진 여느 시골집과 다르게 살림이 단촐하고 깔끔하다 쓰고 남은 지주대도 얌전히 묶어 놓았다. 쓰고 제자리에, 정리해 놓은 농기구들 비료 봉지까지 알뜰한 재사용 집 주변만 돌아 봐도 할머니가 어떤 분인지 알 수있다. 바지런하고 정리 정돈 잘하는데다 알뜰하고 근면 성실한 사람 내가 지켜 보는 ..

일상 다반사 2023.05.26

1159회 가죽 지갑

서랍 정리 하다 가죽 지갑을 발견했다. 발산동시절 수영 강습을  받던 박데레사 어머니께  받은 것이라생각난 김에 전화를 했다.그 번호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연락할 방법을  찾을까  싶어  블로그 검색을 했다. 나하고 동갑인  그 분 작은 딸 전시장에서  만난 일이 있었기 때문.  2012 3.7 카톨릭회관 평화화랑  11년 전이다.  그해 연세가 89셨으니 올해 100세 되셨을 텐데.뇌경색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어  전번이 바뀐 건  불길한 징조.그동안 무심히 지낸  내 탓을  했다. 마흔 다섯에 척추수술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물이 무서워 기초반 3개월 만에  월반해서 데레사 어머니를 만났다,그 양반은 내가 독일에 있는 작은 딸처럼 몸이 약하다고 마음 써주셨다.  그 양반은 O자 다리로 속도가 ..

일상 다반사 2023.02.18

1158회 미시즈 헤리스 파리에 가다

륭이가 고모가 좋아할 영화라기에 찾아 본 영화 원작소설 첫 번째 시리즈 1957년 런던,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해리스’는 부잣집 파출부로 일한다. 어느닐 주인집 여자의 디올 드레스에 매혹당한다. 500 파운드. (현재 기준 한화 1300만원)나 되는 고급 드레스 평생에 한번 디올 드레스를 입고싶은 꿈을 꾼다 뒤늦게 남편을 기다린 세월만큼 쌓인 '미망인 연금'을 수령하게 되었다. 이러저러 모은 돈을 들고 그녀는 파리로 간다. 디올 드레스를 사기 위해! 매장에 도착한 그녀는 아무나 디올 드레스를 살 수 없음을 알게된다. 상류층만 침여할 수 있는 오뜨 퀴트르 쇼에 입장을 거부당한 그녀 샤샤뉴 후작의 도움으로 콜렉션 쇼를 보고 마음에 드는 의상를 점찍는데 , 마음에 든 템테이션 드레스는 귀부인의 훼방으..

일상 다반사 2023.02.11

1153회 죽음은 삶의 그림자

둘째 올케가 심장 수술 회복 중에 심정지가 와서 인공 호흡기를 달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며칠 뒤, 새벽 1시 임종 면회를 했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가는 마음이 착잡했다 중환자실 앞에 대기 중인 남동생가족들 곁을 지키다 인공 호흡기 떼어 냈다는 소식 듣고 막차로 내려 왔다. 다음날 장례식장으로 갔다. 4년여 투병 중에 59 세, 아까운 목숨을 놓았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 인간은 고통의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 고행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이의 편안한 안식을 위해 남은 이의 애도 기간은 짧을 수록 좋다. 죽음을 마주하는 동서양의 의식은 차이가 있다. 유럽의 도심를 걷다 묘지들을 발견하면 어슬렁거리며 구경을 한다. 주택가에 공동묘지라니 우리나라에선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데모를 하고 난리가 날테니...

일상 다반사 2023.01.07

1152회 손 글씨 독후감

며칠 전에 농촌 협약사업 추진 위원장님께 책을 드렸더니, 독후감 썼는데 부쳐드려야 하냐고 전화를 하셨다. 통화가 길어졌는데 요약하자면, ........................... 뉴스를 보니 요즘 아이들 50%가 꿈이 없다고 하데요 우리 때는 자식 키울 때 가난을 물려 주지 말지는 미음으로 살았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지 못했어요 우리는 땅만 파느라 예술이 뭔지 문화가 뭔지 모르고 살았어요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게 정책이고 관리를 해야 할 일인데 농촌의 꿈을 살리지 못했어요. 우리 작가 선생님은 우리하고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네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그런 노력을 하셨으니 그게 애국자지요. 가까이 안 계시면 그런 좋은 첵을 제가 어떻게 읽었겠어요? 읽어 보니 그런 분과 대화 할 수있다는 ..

일상 다반사 2022.12.29

1147회 헤어질 결심

이 달에 출간 될 원고 교정보느라 며칠 눈빠지게 모니터를 바라봤다. 몸살 감기 앓으면서 과로 때문이라 여겼다. 모임에서 유적지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어 혹시나 하고 피씨알 검사를 했다. 일요일 오전에 문자가 왔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다. 우리 세 식구 확진자 판정. 엄니는 식욕이 없어 안드시고 동생과 나는 감기 정도로 견딜만 했다. 일요일부터 감금생활이 시작됐다.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 박해일 주연이라 함께 보고픈 사람이 있었는데. 보고싶어하다가 막내린 영화를 ........ 침대에 누워 숨죽여 몰입했다.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친 자신의 실수를 알고 붕괴 된 남자 해준의 말은 사랑의 언어가 되어 서래 가슴에 못박혔다. 그들의 엇갈린 사랑. 감정이입 되던 명장면 남자의 사랑이 3개월만에 끝난 걸..

일상 다반사 2022.11.30

1146회 타일 테이블과 가을 손님

게르에서 쓰는 식탁 상판 결이 일어나 행주질하기 불편했다. 작년부터 상판에 타일을 깔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타일 주문하고 식탁 상판은 글라인더로 갈았다. 식탁 사이즈에 딱 맞추려면 타일을 잘라야 한다. 20센티 사방 무늬 타일은 3 줄로 9장씩 깔고 민무늬 타일 잘라 사이즈를 맞추기로 했다. 시작한 김에 끝낸다고 렌턴 불빛에서 작업했다. 상판위에 사이즈 맞춰 보고 백 시멘트 발라 붙이기 작업 사이드에 철제 프레임을 붙이는 작업이 난관. (양쪽 세로면에 프레임을 피스로 고정하고 가로면 길이를 정확히 재서 잘라야 작업이 쉽다는 걸 해보고 알았다) 백타일을 발라 타일 사이를 메꾸는 메지 작업후 물티쉬로 여러 번 닦아내기. 프레임 고정 잘 되라고 고무줄 바로 묶어 놓기 3시 반경에 시작한 일이 9시 9분에 끝났다..

일상 다반사 2022.11.22

1144회 용문 꽃님이

여름에 동생 지인을 따라 온 손님이 있었는데 그녀가 집으로 초대를 했다. 처음 만났지만 꽃 이야기를 하다 마음이 통했다는 것이다. 청하쑥부쟁이, 구절초, 소국이 어우러져서 가을분위기 물씬. 이날 함께 초대된 이는 횡성에서 예절과 다도를 가르치는 예다원 원장 이다. 초면이지만 꽃이야기로 가까워지고 주연씨가 정성껏 차린 건강 밥상을 받았다. 두부버섯 샐러드와 단호박 죽을 시작으로 코스 요리가 나왔다. 이야기 하면서 먹다보니 과식을 했다. 그녀는 청계 먹이로 거저리 밀웜을 키운다했다. 건강한 알을 얻으려고 닭먹이에 신경을 쓰는것. 주연씨가 하우스에서 공심채를 뜯어 줬다. 그녀가 나눔해준 다알리아와 바늘꽃 등 식물들 때문에 집에 데려다 주기까지. 공심채 조리 법을 검색하다 캄보디아에서 먹은 모닝글로리라는 걸 알..

일상 다반사 202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