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367

1142회 말썽대장 개돌이

우리가 판대리서 퇴근을 하면 개돌이가 줄 끊고 돌아다녀 (줄 끊고 목줄 빼내는 프로 선수) 아랫집 팬션 손님들이 무서워 한다고 해서 집으로 출퇴근하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집에 있는 개장에 가뒀다. 넓직한 개장에 풀어 놓으면 제 세상인데 쇼생크 탈출을 했다. 땅 파는건 일도 아닌 탈옥수. 판대리에서 일하는데 앞 집 순이씨한테 전화가 왔다. 내가 개돌이 산책시키는 걸 본 할머니들이 순이씨한테 우리 집 개가 들판을 돌아다닌다 연락을 하고 동네 공장 직원들이 개돌이 사진을 찍어 이장한테 보내고 이장은 견주는 빨리 개를 잡으라고 메세지를 돌린 모양. 마침 한의원 갈 시간이라 헐레 벌떡 집으로 오는데, 살구나무 예술촌 전하씨가 보고 태워다 줘서 함께 찾으러 다녔다. 순이씨네 팬션 마당에서 개돌이 검거. 사건 일단락...

일상 다반사 2022.10.25

1135회 어머니 구순

어머니 리넨 원피스를 만들어 드렸다. 허리 굽은 체형이라 스커트길이를 앞 뒤 다르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할머니 구순 잔치를 하자는데 가리는 음식이 많아 식당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몸에 좋다는 음식 마다하고 짜고 매운 음식을 찾으셔도 지병없이 건강하시다. 워낙에 강건하게 태어나신 덕이다. 며느리가 준비한 떡 케익이 예쁘고 맛있다고 좋아하셨다. 륭이 처 하영이가 사온 플리츠 자켓이 원피스와 깔맞춤이라 흡족해 하셨다. 딸 하나 아들 다섯 거두느라 고단하셨던 어머니 일정시대, 육이오 전쟁 겪으며 궁핍한 시절을 살았어도 몸뚱이 하나 건강해서 안 죽고 살았다는 어머니. 새끼들 배 골리지 않으려 황소처럼 사신 어머니 우리들이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건 어머니가 건강하시기 때문. 세 식구가 저마다 일하느라 적막강산이다..

일상 다반사 2022.08.27

남의 말 함부로 하는

후배 선안나 아들 결혼식에 갔다가 내려오는 기차 안이었다. 앞 좌석 여자들 목소리가 커서 거슬린 참이었다. "이금희는 점점 뚱뚱해지더라? 그래서 결혼 못했나" "에이, 사생활이 지저분해.. 이xx, 조xx 하고 썸씽 있어서 아침마당 하차했잖아." 둘의 이야기가 점입가경이라 한마디 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지껄이는 심리는 뭘까? 이 따위 충격적 문구로 앵벌이하는 유튜버들도 명예훼손으로 단죄 해야한다 '박원숙의 같아삽시다 '에 국민 아나운서 였던 이금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원숙의 "결혼을 안한 거니? 못간거니? 돌직구에 못간것 이라고 말했다. 삼십대 초중반에 결혼하고 싶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그때 결혼할 마음이 없었던것 같다. 문자로 헤어지자 해놓고 잠수 이별을 했다. 그..

일상 다반사 2022.07.31

패션 히스토리

2011년 디즈니에서 출시한 Disney Animator's 16" Doll Collection. 라푼젤, 인어공주 ,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 개구리 공주, 신데렐라, 뮬란, 포카혼타스, 미녀와 야수 벨, 알라딘의 자스민 10종. 우리나라에서 '디즈니 베이비돌' 이라 불리는 인형의 키는 약 40센티미터이다. 인형 덕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커스터마이징은 리페인팅이다. 기존 페인팅을 아세톤으로 지우고 물감과 파스텔로 피부표현을 한 다음, 이목구비를 그리고 코팅제를 뿌린다. 리페인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피부를 사포로 갈아내고, 눈을 확장하고, 미백 코팅도 한다. 덕후들에게 인기 있는 2011년 구버전들은 인터넷 중고시장에서 거래 된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이라 수세미가 된 머리카락 정리하고 ..

일상 다반사 2022.07.10

1019회 사계절 40주년 전시

4월 29일 강남 고속 터미널. 비온 뒤 청명한 하늘 보고 벌렁 드러누운 배낭 여행객을 보는 순간, 나 또한 여행객 모드로 감정이입. 파주 출판도시 계수나무 출판사 도착 위정현 대표와 지혜의 숲 행사장으로 이미 강맑실 대표의 북한 담판 동영상이 시작 되었고 1982년 인문사회과학서 출간으로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진보 개혁 사상 대중화에 힘쓴 출판사로 입지. 86년 출간한 '임꺽정'이 판매금지 되고 국가 보안 법 위반 행위로 창업자 여러차례 구속되었다고. 출판인으로 산 40년 세월 파란만장 이야기를 듣고 전국의 개성있는 작은 서점 사장들의 이야기에 맑실 사장이 그림을 그린 을 선물로 받았는데 강맑실 쓰고 그린 이 출간 되었다는 후문을 듣고 놀라지 않았다. 그녀가 향기통신 답신으로 보낸 문장들이 예사롭지 않았..

일상 다반사 2022.05.09

1018회 계룡산 도자 예술촌

22일 이른 아침, 남동생 친구가 짓고 있는 농막 마무리 작업을 도와 달라는 전화가 왔다. 전날 서울갔다가 자정 넘어 돌아온 터라 내가 따라나섰다. 졸음 운전할까 걱정되서였다. 남동생 동창 최교수는 계룡산 도자 예술촌에 놀러갔다 분위기에 끌려 땅을 샀고, 퇴직하고 나서 세종시로 아파트를 옮기고 10평 짜리 농막도 들여 놓았다. 석축 쌓기 작업을 시작으로 동생이 일일이 훈수를 두었고 농막 구입도 거들었다. 인근 '돌담 풍경 마을'에 점심 먹으러 갔다가 팔각목조탑 같은 집 발견. 목조각 하는 이가 이십몇 년 째 혼자 집을 짓는 중이라 했다. 세상에나! 동병상련으로 그 집을 둘러 보았다. 우리 판대리 현장만큼 사연이 많은 집 같았다. 3월초 아래 맹지 때문에 부동산 중계인이 다녀갔는데 소득이 없었다. 철강회사..

일상 다반사 2022.04.28

1016회 게르 옮기기

건물 공사 시작하면 중장비들이 움직일 반경을 마련해 줘야 해서 현장사무실로 사용할 게르를 옮기기로 했다. 4월 5일, 인부 넷이서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우왕좌왕하다 손을 놓았다. 동생이 시누카에게 연락해서 시누카 오빠와 외삼촌이 11일에 내려왔다. 몽골사람들 작업하는 걸 지켜 보았다. 1 아코디언 모양의 벽체 4개를 이어 원형틀을 만드는데, 단단히 묶는 게 첫 번째 기초 작업. 원형으로 이어진 벽 아래쪽을 끈으로 묶어 균형을 잡는다. 2 천창과 두 개의 기둥을 합체해서 전동 드릴로 피스 박기, (전통 방식은 끈으로 묶어 작업했다가 풀어 놓는다) 우리가 작업 할 때 이 공정에서 애를 먹었다. 3 천창하고 문 위치 중심을 잡고 서까레를 천창 구멍에 넣어 벽체에 고정시키는 작업. 먼저 동서남북 사방으로 얹어 ..

일상 다반사 2022.04.13

1095회 소금산 그랜드 밸리 울렁다리

겨울 들어 여섯번째 눈이 내렸다. 원주는 강원도라지만 경기도, 충청북도와 접경이라 서울보다 아래녁이다. 강원도 산골처럼 폭설이 내리진 않는다. 판대리 우리 현장 지척에 울렁다리가 놓였다. 7-80년대 간현 유원지는 로 거듭나는 중이다. 2018년 개장한 출렁다리에 이어 울렁다리가 2022년 1월 21일 개장 했다. 주말에 몽골에 있는 세째 동생과 둘째 동생이 내려 왔다. 세째 남동생은 육식 위주의 몽고 식단과 운동부족으로 임산부체형이 되었다. 성인병 기저질환에 코로나까지 겹쳐 고생을 했다고. 식탐이 있더라도 운동을 하면 덜 고생인데 움직이는 걸 삻어하는 태음체질들은 종합 병원. 세째는 천식 기운 때문에 울렁다리 올라가는 건 포기. 높이 100미터 길이 200미터 출렁다리를 건너 고도 200미터 길이 36..

일상 다반사 2022.01.24

1088회 고희 古稀

고희는 '삶에 있어 칠십도 드문 일이다.'라는 뜻으로 두보의 시 곡강(曲江)에 나오는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의 줄임말이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 환갑, 칠순 팔순 구순 백수연을 열어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별였다. --임실 고모부님의 칠순 내가 스물 서넛이었을 때 임실 고모부 칠순 잔치를 했었다 화단에 핀 다알리아를 꺾어 꽃 다발을 만들어 드린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에 비하면 힘든 일도 많이 하고 식셍활도 윤택하지 않아 겉늙고 단명했다. 백세 시대가 된 요즘에는 가족 여행을 하거나 기부를 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나는 유럽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 친척 어른들 모시고 식사하려던 아이들 계획도 물 건너 갔다. 며느리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4인 가족에 애견도 함께 할 수 ..

일상 다반사 2021.12.11